입소문 타는 박물관 문화상품…인기 1위는 '왕과 왕비 수저'
국립박물관문화재단, 연간 120만개 판매…주요 고객은 30대
(서울=연합뉴스) 박상현 기자 = 여성 작가인 신모(36) 씨는 국립중앙박물관 문화상품점을 종종 들른다. 미국 동부에서 공부하는 김모(35) 씨도 한국에 들어올 때면 사고 싶은 상품 목록을 만들 정도로 국립중앙박물관 문화상품에 관심이 많다.
두 사람은 국립박물관 문화상품 디자인이 촌스럽지 않고 제품 구성이 다양하다고 입을 모았다. 박물관에서 파는 상품이 기념품이나 선물로 손색이 없다는 것이다.
국립중앙박물관을 포함해 국립민속박물관, 국립한글박물관, 국립경주박물관 등에서 판매되는 문화상품이 조용히 입소문을 타며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국중 굿즈'나 '국박 굿즈'라는 별칭으로 불리는 국립중앙박물관 문화상품의 호응도가 높은 편이다.
지난 14일 국립중앙박물관에서 만난 이승은 국립박물관문화재단(이하 문화재단) 경영기획팀 대리는 "한 해에 상품 120만 개가 팔리는데, 매출은 5년 전과 비교해 20% 정도 증가했다"며 "지난해 연령대별 판매량을 보면 30대가 32.8%로 가장 높았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문화재단 문화상품 판매 순위 1위는 부부간 금실을 좋게 해준다는 '왕과 왕비 수저 세트'였다. 이 상품은 기업에서 대량으로 사 가는 경우가 많다는 후문이다.
이어 꽃과 나비를 묘사한 화접도(花蝶圖)나 의궤가 그려진 전통부채, 의궤 우산, 양장 수첩, 나전 종이필통, 의궤 명함집, '별 헤는 밤' 유리컵이 차례로 2∼7위에 올랐다.
이 순위에서 알 수 있듯, 문화재단 문화상품은 대부분 우리나라 문화재를 디자인 요소로 활용해 제작된다. 박물관에서 개최되는 특별전을 겨냥해 별도의 기념품이 만들어지기도 한다. 예컨대 지난달 26일 개막한 '동아시아의 호랑이 미술' 특별전에 맞춰 문화재단은 호랑이 노트, 손수건, 파우치 등을 선보였다.
문현상 문화재단 문화상품팀장은 "상품을 디자인할 때는 유물의 기능이나 취지를 고려한다"며 "상품은 공예 작가가 수작업으로 만들기도 하고, 공장에 의뢰해 제작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문 팀장은 이어 "다만 모든 상품은 한국에서 생산된다"며 "과거보다 실용성과 심미성이 강화되고, 특정 박물관에서만 구매할 수 있는 희소가치가 있는 상품이 생겨나면서 인기가 점점 높아지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psh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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