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윤성빈 조련한 이용 총감독 "향후 10년은 윤성빈 시대"
"올림픽 다가오는데도 불안감 없었다…완벽하게 준비"
"채찍질만 해서 미안해…성빈아, 이제 한 달만 쉬자!"
(평창=연합뉴스) 고동욱 기자 = 2018 평창동계올림픽 남자 스켈레톤에서 윤성빈(강원도청)이 완벽한 레이스로 썰매 종목 사상 첫 금메달을 따낼 수 있도록 조련한 이용 총감독은 "향후 10년은 윤성빈의 시대가 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16일 강원도 평창올림픽 슬라이딩센터에서 기자와 만난 이 감독은 "너무 많이 울었다"며 "평소 말을 못하는 편이 아닌데,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감격을 표현했다.
이 감독은 "앞으로 10년간은 윤성빈의 독주가 될 것"이라며 "잘만 관리해준다면 이제 윤성빈의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제자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윤성빈의 어머니와도 부둥켜안으며 "제가 믿어달라고 했잖아요"라며 "이제 10년은 윤성빈 시대입니다"라고 여러 번 강조했다.
이 감독은 이미 오래전부터 윤성빈의 금메달을 예감했다고 했다.
그는 "1월 31일부로 훈련을 종료하고 컨디션 유지에 들어갔는데, 불안감이 전혀 없고 자신이 있었다"며 "올림픽인데 너무 긴장이 안 된다고 리차드 브롬리 코치에게 이야기하니 '퍼펙트하게 준비했기 때문'이라고 하더라"고 말했다.
이 감독은 만약 2월 들어서 무리하게 컨디션을 끌어올리려고 했다면 윤성빈의 기량에 더 나쁜 영향을 줬을 거라고 덧붙였다.
1~2차 레이스를 압도적인 1위를 마친 15일 경기를 마친 뒤에도 이 감독은 "떨리기보다는 설레더라"면서 "오늘 아침에도 성빈이에게 자칫 근육에 무리를 줄 수 있으니 '너무 몸을 많이 풀지 말아라'라고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솔직히 잠이 안 올 것 같아서 어젯밤 딸과 1시간 동안 영상통화를 했다"며 웃었다.
윤성빈이 처음 발탁된 2012년부터 코칭스태프로 동고동락해온 이용 총감독은 미안한 마음이 크다고 했다.
그는 "성빈이 스타일은 옆에서 묵묵히 지켜봐 주는 것을 좋아하는데, 나는 채찍질만 계속하는 지도 습관이 있다"며 "질책하기보다는 따뜻하게 이야기하고 감싸줬으면 좋았을 텐데, 계속 채찍질만 하니 선수가 마음의 상처도 많이 받았을 것"이라고 지난 시간을 돌아봤다.
이어 "메달을 못 땄다면 제게 원망도 많이 했을 텐데, 금메달을 땄으니 내 마음도 편하고 선수도 그 뜻을 알아주지 않을까"라고 미소 지었다.
이 감독은 2016년에 단 28일만 집에 들어갔고, 2017년부터 이날까지 17일밖에 집에서 머물지 못했다고 한다.
그는 "하루도 제대로 푹 쉰 적이 없고, 성빈이도 마음 놓고 쉰 적이 없다"며 "올림픽이 끝나면 좋은 아빠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윤성빈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는 질문에 "다른 것은 필요 없다. 성빈아, 이제 한 달만 좀 쉬자!"라고 말하며 크게 웃었다.
하지만 좋은 아빠가 되는 것도, 한 달을 푹 쉬는 것도 올림픽이 모두 끝난 다음의 일이다.
이 감독은 "아직 봅슬레이 경기가 남았다"며 "당장 오늘부터 봅슬레이 훈련이 시작되니, 저는 기쁨의 눈물과 동시에 현장으로 또 달려가야 한다"고 각오를 새로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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