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척제·향수 등 소비재도 대기오염 '주범'…차량에 필적

입력 2018-02-16 09:29
세척제·향수 등 소비재도 대기오염 '주범'…차량에 필적

NOAA "LA 고위험 미세입자 42%, 소비재에서 배출"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대기오염원으로 세척제나 에어로졸(aerosols), 심지어 향수와 같은 소비재에서 매일매일 나오는 휘발성유기화합물(VOC)이 자동차 배출에서 비롯되는 것에 필적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국립해양대기국(NOAA) 연구팀은 로스앤젤레스 시의 대기 중에 미세입자와 함께 폐에 손상을 주는 다른 오염원을 만드는 화학물질들을 조사한 뒤 이런 놀라운 결론에 도달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6일 보도했다.



연구를 이끈 브라이언 맥도널드는 "교통수단이 더 깨끗해지면서 다른 오염원들은 더욱더 중요해지고 있다"며 "매일매일의 삶에서 우리가 이용하는 것들이 대기오염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과학진흥협회(AAAS) 연례회의에서 공개됐으며 학술지 '사이언스'에도 실렸다.

연구팀은 일상용품에서 나오는 VOC에 주목했는데, 이들은 대기 중에서 특히 햇빛에 반응해 스모그를 형성했다.

연구 결과, 소비재와 산업재에서 내뿜는 VOC는 이전에 미국 환경보호청(EPA)과 같은 기관에서 추정한 것보다 최대 3배까지 많은 수준이었다.

로스앤젤레스의 경우 대기 중의 가장 위험한 미세입자 42%는 소비재에서, 19%는 산업재에서 나왔다. 나머지 39%는 교통수단 배출, 충전소, 연료저장 과정에서 비롯됐다.

연구팀의 일원인 제시카 길먼은 "연료는 밀폐된 컨테이너에 저장되지만, VOC 종류는 에너지를 위해 태워진다"며 "개인생활용품에 쓰이는 휘발성 화학제품은 자연스럽게 증발한다"라고 말했다.

의학지 랜싯은 지난해 대기오염은 전 세계적으로 연간 600만 명의 목숨을 앗아간다며 VOC에서 유발되는 미세한 부유 입자가 가장 큰 위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영국 요크대학의 앨러스테어 루이스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 "선진세계 대부분의 도시에 해당할 수 있다"며 잠재적 오염원으로서 주목을 받지 못했던 가정용품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연구팀은 몇몇 소비재는 유성도료를 수성도료를 바꿔가고 있지만 VOC 배출을 줄이기 위해 재정비가 필요하다며 가정용품에 쓰이는 화학물질 중 어느 것이 대기오염원으로 가장 큰 책임이 있는지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cool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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