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에이즈 감염자 10년새 4배 증가'…교육용 콘텐츠 출시
교육자료 '해답의 열쇠' 제작에 청소년 성소수자 30여명 참여
(서울=연합뉴스) 이효석 기자 = 청소년 성소수자들이 또래를 위해 제작에 참여한 HIV(인간면역결핍 바이러스)와 에이즈(AIDS·후천면역결핍증후군) 교육용 콘텐츠가 출시됐다.
청소년 성소수자들이 에이즈 관련 교육자료 제작에 직접 참여한 사례는 처음이다.
청소년 성소수자 위기지원센터 '띵동'은 'HIV·AIDS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시켜 줄 20개 해답의 열쇠(이하 해답의 열쇠)'를 발간했다고 18일 밝혔다.
에이즈는 HIV에 걸리면 발병할 수 있는 전염병이다. 신체 면역력·저항력이 저하돼 다른 질병에 쉽게 걸리는 상태에 노출되는 증후군이다.
1980년대 초 미국에서 처음 에이즈가 보고됐을 때 사례 환자들이 남성 동성애자들이었던 탓에 일종의 성병이나 동성애로 인한 질병으로 오해받았으나, 이후 연구에서 동성애와 관련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여전히 에이즈에 대한 사회적 편견이 심하고, 법적으로 청소년이 콘돔 등 피임기구를 구입하는 데 문제가 없음에도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이유 등으로 청소년 에이즈 환자가 증가한다고 관련 단체들은 지적한다.
질병관리본부 자료에 따르면 10대 에이즈 감염자는 2007년 99명에서 2016년 417명으로 4배 이상 급증했다. 전문가들은 사회 편견 탓에 에이즈 환자들이 감염 사실을 숨겨 실제 감염자는 훨씬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띵동은 에이즈로 고통받으면서도 발병 사실을 숨기거나 에이즈에 걸리지 않을까 불안해 하는 청소년 성소수자들에게 HIV와 에이즈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자 '해답의 열쇠'를 만들었다.
'해답의 열쇠'는 청소년이 HIV·에이즈에 관해 궁금했던 20가지를 질문하고 책자가 이에 답하는 형식이다. 질문은 실제 청소년 성소수자 32명이 작성했다.
이에 대한 답변은 띵동 활동가들과 함께 띵동 특별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는 에이즈 전문 상담사·감염내과 전공의 등이 작성했다.
HIV·에이즈의 정의와 감염 원인, 증상, 예방 및 확인·치료법 등을 정확히 전달하면서도 의학 용어를 최대한 쉽게 풀어 청소년들의 이해를 도우려 했다.
"HIV는 안전하지 않은 성관계를 통해 누구나 감염될 수 있다. 청소년에게 안전한 성을 교육하기보다 '순결'을 강조하는 교육이 오히려 정보 접근성을 차단해 HIV 감염에 취약하게 만드는 결과를 가져온다"고 설명해 청소년들이 에이즈에 대한 편견을 갖지 않도록 하는 데도 주안점을 뒀다.
'HIV 감염 사실을 밝힌 친구를 배려하는 방법'도 알려준다. '말하기 힘들었을 텐데 나에게 얘기해줘서 고맙다'고 말하고, 왜 감염됐는지 묻지도 단정하지도 말아야 한다고 책자는 강조한다.
띵동은 '해답의 열쇠'를 책자로 500부 인쇄해 띵동 행사에 활용하고, 필요로 하는 기관에 배포할 예정이다. 띵동 홈페이지(https://www.ddingdong.kr/)에서 무료로 내려받을 수도 있다.
hy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