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북한 응원단, 강릉서 또 깜짝 공연…2천여명 몰려 '박수'

입력 2018-02-15 17:57
[올림픽] 북한 응원단, 강릉서 또 깜짝 공연…2천여명 몰려 '박수'



(강릉=연합뉴스) 이영재 박영서 기자 = 설 연휴 첫날인 15일 오후 강원도 강릉 올림픽파크 라이브 사이트.

원형의 야외 공연장에 남측 대중에게도 익숙한 북측 가요 '반갑습니다' 연주가 울려 퍼졌다.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한을 찾은 북한 응원단의 취주악 공연이었다.

경찰이 둥글게 설치한 폴리스라인 주변에 모여든 시민들은 스마트폰을 높이 들고 사진이나 영상 촬영을 하는 등 큰 관심을 보였다. 북한 응원단을 좀 더 잘 보려고 발뒤꿈치를 들고 보는 사람도 많았다. 아이를 어깨에 태워 연주를 관람하는 부모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취주악 공연을 한 북한 응원단은 약 80명으로, 빨간색 상의와 모자, 하얀색 바지와 신발의 의장대 복장이었다. 나머지 응원단은 평소 착용하는 빨간색 체육복을 입고 폴리스라인 안쪽 취주악단 주변에 둘러서 어깨춤과 함께 박수를 치며 분위기를 띄웠다.

북한 응원단이 연주한 첫 곡은 '반갑습니다'였다. 기다란 지휘봉을 든 리더 2명이 맨 앞에 나와 절도 있는 동작으로 공연을 이끌었다. 이들은 오른손에 든 지휘봉을 박자에 맞춰 힘차게 아래위로 흔들며 경쾌한 스텝을 밟거나 왼손을 들고 제자리에서 한 바퀴 도는 등 율동을 선보였다.

트럼펫, 색소폰, 클라리넷, 플루트 등 악기를 들고 대열을 맞춰 선 나머지 취주악단도 연주 중 어깨춤을 하고 악기를 든 채 박수를 치는 등 율동을 멈추지 않았다.

이를 본 시민들은 "오∼" 하며 환호했고 익히 아는 '반갑습니다'의 가사와 멜로디를 흥얼거리기도 했다.



북한 응원단은 '반갑습니다'에 이어 장중한 느낌의 '아리랑'을 비롯해 다양한 노래를 메들리 방식으로 연주한 뒤 북한 가요 '다시 만납시다'로 공연을 마무리했고 시민들은 박수로 격려했다. 북한 응원단이 공연한 시간은 약 30분이었다.

부산에서 온 여성 임모(50) 씨는 연합뉴스 기자에게 "음악이 경쾌하고 씩씩하며 단원들 얼굴도 예쁘다"며 "무엇보다 같은 민족이라 그런지 뿌듯함 같은 감정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횡성에서 온 여대생 김모(23) 씨는 "옛날 북한 모습만 생각해 공연이 촌스러울 것으로 생각했는데 짜임새 있고 현대적이다"라고 평가했다.

평창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이날 북한 응원단의 취주악 공연을 알리는 보도자료를 냈고 언론 보도를 접한 2천여 명(경찰 추산)이 라이브 사이트에 모여들었다. 평창올림픽 경기를 보러 온 외국인들도 인파가 모인 것을 보고 라이브 사이트를 찾아와 북한 응원단의 공연을 관람했다.

평창올림픽에 참가 중인 북한 응원단이 이 정도 규모의 대중 공연을 한 것은 처음이다. 북한 응원단은 지난 8일 북한 선수단 입촌식 때 취주악 공연을 했고 13일에는 강릉 오죽헌에서 깜짝 공연을 했지만, 관람객 수는 많지 않았다.

북한 응원단이 공연한 라이브 사이트는 평창올림픽 컬링 경기장인 강릉컬링센터와 강릉아트센터 사이에 있다. 강릉아트센터는 북한 예술단이 평창올림픽 개회식을 하루 앞둔 지난 8일 공연한 곳이다.

북한 응원단은 이날 오전 평창올림픽 여자 대회전과 피겨 스케이팅 페어 프리스케이팅에서 북측 선수를 위해 열띤 응원전을 펼쳤다. 북한 응원단은 이날 저녁에는 남자 아이스하키 한국과 체코 대표팀의 경기에 참석해 남측 선수를 응원할 것으로 알려졌다.



ljglor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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