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합니다"…'사연' 있는 R&D에 후원 잇따라
카카오 스토리펀딩서 사례 잇따라…스키로봇·전자의수 등 개발
(서울=연합뉴스) 김태균 기자 = 카카오의 창작자 후원 플랫폼(서비스 공간)인 '스토리펀딩'에서 과학기술 분야의 연구개발(R&D) 프로젝트가 자금을 유치하는 이색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애초 스토리펀딩은 작가, 언론인, 영화인, 미술가 등이 콘텐츠 제작 비용을 모으는 공간이었는데, 전문 분야로 인식됐던 R&D 프로젝트도 색다른 사연을 앞세우며 누리꾼의 공감과 후원금 쾌척을 끌어내 주목된다.
16일 카카오에 따르면 스토리펀딩에는 2016년 6월 '장애인용 전자의수 개발 사업'이 올라온 것을 필두로 지금껏 여러 건의 과학기술 R&D 프로젝트가 후원 모금을 성공적으로 끝냈다.
전자의수 프로젝트는 '만드로 주식회사'란 스타트업이 제안한 사업으로, 3차원(3D) 프린터로 저렴한 고성능 의수를 개발해 장애인을 돕는다는 취지가 이용자 사이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해당 프로젝트는 1천123만여원을 모아 목표액을 112% 넘겨 달성했다.
평창 동계올림픽을 맞이해 세계 최초로 '스키로봇'을 만드는 프로젝트는 1천489만원의 펀딩(목표액 달성률 149%)에 성공했다.
작년 10월 로봇 디자이너인 엄윤설 숙명여대 교수가 제안한 사업으로, '11자턴' 'A자턴' 등 스키 동작을 할 수 있는 키 120㎝의 인간형 로봇 '다이애나'를 개발하는 아이디어에 대중의 관심이 쏠렸다.
한국 트랜스젠더들의 건강 실태를 조사해 정책적 대안을 마련하는 프로젝트는 사회의 관심 바깥에 있던 성소수자의 보건 문제를 부각했다는 호평과 함께 후원금 1천644만원이 몰렸다. 목표 달성률은 164%에 달했다.
손이 마비된 환자가 물건을 잡을 수 있도록 장갑 모양의 로봇기기를 개발하는 사업도 217만원(달성률 109%)이 모였다.
서울대 바이오로보틱스(생체로봇공학) 연구진이 제안한 아이디어로 '마비 환자의 손을 자유롭게 만들겠다'는 고민이 큰 공감을 얻었다.
남성 중심의 과학기술계에 여성 인력 비중을 늘리는 방안을 연구하는 프로젝트도 반응이 좋다.
이공계 여성 참여의 확대를 목표로 한 소셜 벤처(사회적 벤처기업) '걸스로봇' 측이 진행하는 사업으로, 1건의 모금이 완료됐고 현재 다른 1건의 펀딩이 진행되고 있다.
카카오 관계자는 "고급 지식 콘텐츠에 관한 일반인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연구자들 사이에서도 이렇게 자신만의 스토리를 통해 온라인 후원을 받을 수 있다는 인식이 조금씩 뿌리내리고 있다. 이런 경향을 통해 과학의 저변이 넓어지고 R&D의 다양성이 커지는 효과를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스토리펀딩은 2014년 대중이 기사 제작을 지원하는 '뉴스펀딩' 서비스로 첫 선을 보였다. 프로젝트 후원자는 통상 기념품 배송, 이벤트 초청, 기여자 성명 표기 등의 혜택('리워드')을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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