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윤성빈, 2위와 0.74초 차이…"100m 달리기 7m 앞선 셈"
1∼2차 시기 합계 1분40초35…3∼4차서 큰 실수만 안 하면 金 확정적
(평창=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모두가 윤성빈(24·강원도청)의 선전을 예상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아무도 몰랐다.
윤성빈은 2018 평창동계올림픽 남자 스켈레톤 첫날 1∼2차 주행에서 1분40초35의 기록으로 전체 30명의 출전자 가운데 압도적인 1위에 올랐다.
2위인 '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OAR) 니키타 트레구보프(1분41초09)와는 0.74초 차이 난다. '스켈레톤 황제'로 불리던 마르틴스 두쿠르스(라트비아·1분41초23)는 윤성빈보다 0.88초 뒤진 3위다.
윤성빈은 이튿날 같은 곳에서 3∼4차 주행을 펼친다. 최종 순위는 총 4차례의 주행 기록을 합산해서 매긴다.
이날 윤성빈은 모두가 혀를 내두를 만한 '괴물' 같은 주행을 펼쳤다.
윤성빈은 1차 시기에서 50초28을 기록했다.
이는 두쿠르스가 지난해 3월 올림픽 테스트 이벤트 기간에 이곳에서 세운 트랙 기록(50초64)을 경신한 것이다.
이어 2차에서 50초07을 기록, 자신이 불과 1시간 전 작성한 신기록을 다시 경신했다.
윤성빈과 2위 트레구보프의 기록 차이인 0.74초는 일반인이 생각하기에는 큰 격차가 아닐 수 있다.
하지만 0.01초의 기록 차이로 순위가 바뀌기도 하는 스켈레톤에서 0.74초는 어마어마한 격차다.
곽송이 MBC 해설위원은 연합뉴스 통화에서 "윤성빈이 내일 실수하지 않는 이상 절대 따라잡기 어려운 차이"라며 "100m 단거리 시합에서 윤성빈이 7m 앞서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썰매는 홈 이점이 큰 종목이다. 특히 평창 트랙은 2016년 10월에야 완공돼 외국 선수들이 여전히 많이 낯설어한다.
반면, 윤성빈은 지금까지 380회의 연습주행을 소화하며 트랙을 완벽하게 익혔다.
사실 이번 올림픽이 평창이 아닌 세계 어느 곳에서 열려도 윤성빈이 금메달을 목에 거는 것이 자연스러울 정도로 그는 세계 최정상의 스켈레톤 선수다.
윤성빈은 유럽과 북미에서 열린 올 시즌 7차례 월드컵에서 무려 금메달 5개, 은메달 2개를 거둬들였다.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압도적인 실력에 홈 이점까지 보태졌으니 윤성빈이 금메달을 목에 거는 게 어찌 보면 당연한 시나리오다.
첫날 경기를 마친 윤성빈은 "목표까지 이제 정말 절반이 남았다"며 "하지만 아직 말 그대로 끝난 게 아니어서 섣불리 결과를 예측하진 않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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