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내버스 10년 운전한 기사 목 디스크…법원 "업무상 재해"
"운전 업무로 목에 충격과 부담 누적…디스크 발병 원인"
<YNAPHOTO path='PYH2017123108200001300_P2.jpg' id='PYH20171231082000013' title='버스' caption='[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강애란 기자 = 10년간 시내버스를 몰던 운전기사가 목 디스크에 걸렸다면 업무상 재해로 봐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0단독 임수연 판사는 운전기사 A씨가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요양급여 신청을 승인해달라"며 낸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고 16일 밝혔다.
A씨는 2006년 2월 버스회사에 입사해 운전기사로 근무하다 2016년 3월 목 디스크 진단을 받고 근로복지공단에 요양급여를 신청했다.
그는 일주일에 평균 6일, 하루에 6시간씩 2교대 근무를 하며 한 번 운전할 때마다 약 1시간 45분이 소요되는 노선을 3회 이상 운행했다.
하지만 공단은 운전 업무로 인해 목 디스크가 발병했다고 볼 수 없다며 A씨의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공단 측은 "장시간 운전으로 허리와 무릎 등에 무리가 갈 수 있지만, 목 부위의 부담은 확인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에 A씨는 법원에 소송을 냈다.
법원은 목 디스크 발병과 운전 업무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된다며 A씨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A씨는 하루 6시간 이상씩 장시간 버스 운전을 했다"며 "버스 운전 중 발생하는 진동으로 허리뿐 아니라 목 부위에 계속 충격을 받았고 승객을 확인하기 위해 반복적으로 목을 움직였다"고 말했다.
이어 "디스크 발병의 정확한 원인을 밝히기 어렵지만, 운전 업무를 수행하면서 목에 충격과 부담이 누적됐다는 점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며 "적어도 업무로 인해 디스크 발병에 이르게 됐다고 보는 것이 상당(타당)하다"고 판단했다.
aera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