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지방선거, 홍준표 운명도 가른다
(서울=연합뉴스) 배영경 기자 = 오는 6월 지방선거는 자유한국당뿐만 아니라 홍준표 대표 개인에게도 정치적 운명이 갈릴 결정적 선거다.
사실 이번 지방선거를 자신의 정치적 운명과 엮어 놓은 건 홍 대표 스스로다.
그는 일찌감치 '광역단체장 6곳 확보'를 승리의 기준으로 제시하면서 이를 달성하지 못하면 대표직에서 물러나겠다고 공언해왔다.
승리의 기준으로 제기된 6곳은 대구·경북(TK)과 부산·울산·경남, 그리고 인천 등 현재 한국당이 광역단체장을 점하고 있는 지역이다.
홍 대표는 17일 현재 지방선거 상황을 낙관적으로 보고 있다. 그 판단의 근거는 자체적으로 실시한 여의도연구원 여론조사다.
그는 지난 14일 기자간담회에서도 "(여의도연구원 여론조사 추세를 보면) 트렌드는 '6곳+알파(α)'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나아가 "더불어민주당 지지계층이 응한 여론조사의 수치로 선거 결과를 판단하면 안 된다"라며 공개된 여론조사 결과보다 한국당 지지율이 더 높을 것이라는 분석도 내놨다.
선거 국면에서 문재인 정권의 실정을 쟁점화하며 '정권심판론' 바람을 일으키는 데 성공한다면 승리를 공언한 6곳뿐 아니라 그 이상의 성과도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승리 지역이 6곳 이상이 되면 홍 대표의 당 장악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후 당 안팎의 강력한 반발에도 인적 청산 등 당 혁신을 밀어붙인 데 대해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면서 '보수 재건'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2년 뒤인 2020년 총선과 차기 대선까지도 홍 대표의 운신의 폭이 확보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즉 홍 대표가 또다시 대권을 노려볼 수 있는 교두보가 만들어지는 셈이다.
하지만 반대의 경우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홍 대표는 '관제 여론조사'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여론조사기관들의 조사 결과 한국당이 이번 지방선거에서 만족스러운 성적을 거두기 어려울 것이라는 수치가 이어져 왔다.
'참패'라는 지방선거 성적표가 나올 경우 1년 이상 임기를 남겨놓은 홍 대표로서는 공언대로 정치적 결단을 고심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 홍 대표의 당 운영방식에 문제를 제기하는 당내 비홍(비홍준표) 진영의 불만도 적지 않다.
'불만은 많지만 지방선거를 앞두고 당내 분열을 초래하지는 않겠다'는 게 현재 이들의 공통 정서인데, 이를 뒤집어 생각하면 '지방선거 이후에는 참지 않겠다'는 뜻이기도 하다.
최근 4선 이상 중진의원 일부가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 재개 문제를 놓고 홍 대표와 각을 세운 것 자체가 선거 이후 당내 권력다툼의 '예고편'이라는 해석도 있다.
이 같은 갈등은 지방선거 공천을 놓고 더욱 증폭될 수 있다.
홍 대표의 최근 발언을 보면 본인도 이 같은 상황 전개를 어느 정도 예상하는 것으로 보인다. 홍 대표는 지난달 연찬회에서 "지방선거가 끝나도 나는 사라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지방선거에서 반드시 승리하겠다는 강한 의지 표명이라는 게 공식적인 해석이었지만, 일각에서는 반기를 들려는 비홍 세력에 보낸 경고장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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