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고향으로…' 인천 버스터미널 귀성객 북적
버스 예매율 90%…뱃길 끊긴 연안터미널은 '썰렁'
(인천=연합뉴스) 최은지 기자 = 설 연휴를 하루 앞둔 14일 인천시 남구 관교동 인천종합터미널은 일찌감치 고향으로 향하는 귀성 인파로 붐볐다.
시외버스가 터미널 승차장으로 들어올 때마다 양손에 짐보따리를 든 귀성객들은 바쁜 발걸음을 옮겼다.
매표소 앞에 마련된 대합실은 버스 승차 시각을 기다리는 인파로 빈자리 없이 꽉 찼다. 매표 안내원도 길어지는 대기 줄을 정리하느라 분주했다.
버스에 타기 전 짐을 추스르던 조성례(64·여)씨는 "남편과 함께 고향인 강원도 원주에 가서 명절을 쇨 계획"이라며 "아이들은 직장 때문에 조금 늦게 온다고 하니 맛있는 음식을 해 먹으며 기다려야겠다"고 말했다.
인천에서 타 지역으로 가는 고속버스 예매율은 이날 90%에 육박해 본격적인 귀성 전쟁이 시작됐다. 시외버스 예매율은 44%로 집계됐다.
이날 하루에만 인천터미널에서 시외·고속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승객은 1만5천690명에 달한다. 강원도 원주와 속초 등지로 향하는 고속버스는 운행 횟수도 평소보다 늘렸다.
인천터미널 관계자는 "오늘 오후 임시로 배차한 고속버스표까지 빠르게 매진되고 있다"며 "설 연휴가 시작되기 전 미리 고향으로 향하는 귀성객들이 몰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서해에 내려진 강풍주의보로 뱃길이 끊긴 인천항연안여객터미널은 평소 연휴 때와 달리 다소 한산했다.
인천항 운항관리센터에 따르면 이날 인천∼백령도와 인천∼연평도 등 인천과 섬 지역을 잇는 9개 항로 여객선 12척의 운항이 중단됐다.
이중 백령도 행 여객선은 오후에 운항 재개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어서 이를 기다리는 승객 수십 명은 발을 동동 굴렀다. 대부분 고향을 찾은 귀성객들과 군부대로 복귀할 장병들이다.
새벽 6시부터 터미널에 나왔다는 장성심(52·여)씨는 "시댁이 백령도여서 남편과 함께 서둘러 길을 나섰는데 오전 배는 뜨지 못했다"며 "점심도 못 먹고 오후 배가 출항하기만 기다리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배가 뜨기를 기다리던 승객들은 무거운 짐과 선물 보따리를 대합실에 풀어놓고 TV 화면만 하염없이 바라봤다.
몇몇 승객들은 일찍 나오느라 미처 하지 못한 식사를 뒤늦게 해결하려고 대합실 안에 있는 식당을 찾았다.
경북에서 왔다는 김찬미(60·여)씨는 "백령도에 있는 시댁에서 명절을 쇠려고 새벽 5시에 터미널에 도착했다"며 "가뜩이나 연휴가 짧은데 지금이라도 빨리 배가 떠야 할 텐데…"라고 걱정했다.
운항관리센터 관계자는 "오늘 서해 먼바다에 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어 통제된 여객선 운항을 재개할지가 불투명하다"며 "기상 상태에 따라 백령도행 여객선은 운항을 재개할 수도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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