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키 '기사단장 죽이기' 중문판 대박 조짐…中 "양심의 소리"
(베이징=연합뉴스) 진병태 특파원 = 일본 인기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村上春樹)의 소설 '기사단장 죽이기(騎士團長殺し)'가 중국에서 대박조짐을 보이고 있다.
14일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지난해 발간된 하루키의 '기사단장 죽이기' 중문판이 이날부터 예약판매가 시작되면서 호평을 받고 있다.
중국이 이 책을 평가하고 있는 것은 하루키가 소설속에서 난징대학살을 인정한 때문이다.
난징대학살희생동포기념관의 전시책임자로 일했던 주청산은 이 책을 '양심의 소리'라고 평가했다.
그는 하루키가 이 소설에서 수많은 시민들이 전쟁에 연루돼 숨졌으며 희생자 수가 혼선을 빚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의문을 표시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하루키가 정의와 양심을 지키고 있다고 칭찬했다.
지난해 2월 일본에서 출판된 '기사단장 죽이기'는 2010~2011년 출간된 '1Q84'에 이어 7년 만에 나온 하루키의 본격 장편소설이다.
아내로부터 갑자기 이별을 통보받은 초상화 화가가 불가사의한 일에 휩쓸리면서 마음의 상처를 극복하려는 내용을 담았다.
하루키는 이 소설에서 등장인물의 목소리를 통해 "일본이 치열한 전투 끝에 난징을 점령했고 전투중에 그리고 전투가 끝난후에도 수많은 사람들을 죽였다. 일본군은 포로를 관리할 여유가 없어서 항복한 군인 대부분과 시민들을 학살했다"고 말했다.
중국은 일본군이 1937년 12월 13일 난징을 점령한뒤 6주간에 걸쳐 30만명에 달하는 시민과 비무장 군인을 학살했다고 밝혔다. 일본은 이 사건에 대해 학살 사실은 인정하나 피해자 수는 확정하기 어렵다고 말하고 있다.
이 소설은 일본에서 발간후 난징 대학살을 부인하는 일본 극우단체나 우익 네티즌들로부터 집중공격을 받았다.
하루키는 하지만 지난해 기자회견에서 "역사를 잊으려 하거나 바꾸려 해서는 안 된다"며 일본 우익의 역사 수정주의를 비판하기도 했다.
이 소설의 중문판은 3월 10일부터 서점에서 판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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