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2030세대 46% "나는 진보성향"…보수성향 16%에 그쳐

입력 2018-02-17 10:20
서울 2030세대 46% "나는 진보성향"…보수성향 16%에 그쳐

꿈은 행복한 가정…현실은 뒤로 미룬 결혼·출산



(서울=연합뉴스) 박초롱 기자 = 서울에 거주하는 20∼30대 중 절반 가까운 46%는 스스로를 진보성향이라고 생각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에 보수성향이라고 밝힌 2030세대는 16%에 불과했고, 중도성향은 39%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세대는 좋은 시민이 되는 데 있어 중요한 일 1순위로 '선거 때 항상 투표하는 것'을 꼽았다. 지난해 촛불집회 등을 거치며 정치적 관심이 늘어난 젊은 세대가 투표를 '기본 소양'으로 여기고 있는 것이다.

20∼30대의 '꿈'은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원하는 일을 하고 사는 삶이지만, '현실'에서는 구직에 허덕이고 결혼·출산도 미루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서울연구원이 발표한 '서울 미래세대 리포트: 꿈과 현실, 그리고 정치의식'에 따르면 20∼30대의 정치성향은 진보(45.5%), 중도(39.0%), 보수(14.1%) 순서로 비율이 높았다.

서울시민 전체를 대상으로 한 정치성향 조사에서는 진보(38.2%), 보수(32.1%), 중도(29.7%) 순이었다. 2030세대 내 진보성향 비율이 7%포인트가량 더 높은 셈이다.

서울 2030세대의 진보성향은 여성(48.2%), 도심(54%)·동북권(49.3%) 거주자, 화이트칼라(47.1%) 사이에서 높았다. 보수적 성향은 남성(17.4%), 동남권(19.2%) 거주자, 블루칼라·자영업자(18.3%) 사이에서 높았다.

이는 서울연구원이 20∼39세 1천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분석한 결과다.

서울 20∼30대가 가장 원하는 것은 일자리와 내 집 마련이고 결혼·출산은 상대적으로 뒤로 밀려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각 항목에 대해 어느 정도 꿈이나 욕망을 갖고 있습니까'라는 질문을 하자 청년들은 일자리(4.07)에 가장 높은 점수를 줬고 취업(3.91), 내 집 마련(3.91) 원만한 대인관계(3.89)가 뒤를 이었다. 연애(3.36), 결혼(3.17) 출산(2.91)은 뒷순위였다.

그러면서도 이들은 '성공한 삶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1순위로 '행복한 가정을 이루는 것'(40.7%)이라고 답했다. 2위인 '경제적 성공을 이루는 것'(20.1%)보다 응답 비율이 2배 가까이 높다. 3∼4위는 '건강하게 사는 것'(14.6%), '소질과 적성에 맞는 일을 하는 것'(8.3%)이다.



2030세대의 70%는 '일반적인 성공보다 내가 원하는 삶을 추구한다'고 답해 삶의 방향을 주체적으로 선택하길 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62%는 '원하는 일을 성공적으로 해낼 수 있다'라고 답하는 등 자신감도 있었다.

이들 세대의 절반은 '어려운 꿈은 품지 않는 것이 현명하다'는 말에 동의하는 등 실패에 대한 두려움과 사회 불신도 어느 정도 품고 있었다.

이들은 한국사회에서 결정을 내릴 때 혈연·지연·학연 같은 연고가 가장 크게 작용한다고 보고 있었고, 외부 압력·배경(소위 빽)이라고 한 답변이 그 뒤를 이었다.

사회에 대한 신뢰도는 낮은 편이었다. 일반적으로 사람을 신뢰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조심해야 한다'(58.7%)는 응답이 '신뢰할 수 있다'(41.3%)보다 높았다.

무직이고 가계소득이 200만원 이하인 저소득층이 다른 계층에 비해 사회 신뢰도가 낮으므로 기초보장제도를 통해 사회적 박탈 경험을 줄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연구진은 지적했다.

행복하냐는 질문에는 38.5%가 행복하다고 답했다. 불행하다는 응답은 20.6% 나왔다. 가장 높은 행복감을 보이는 연령대는 30∼34세였으며 취업에 나설 시기인 25∼29세의 행복감이 가장 낮았다.

2030세대의 88.5%는 평소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답했다. 스트레스는 여성이 남성보다, 기혼자가 미혼자보다 많이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학력 수준이 낮을수록 스트레스 정도가 컸다.

cho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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