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김민석 깜짝 동메달에 강릉 빙속경기장 '들썩'
(강릉=연합뉴스) 고동욱 고상민 기자 =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오렌지 군단' 네덜란드의 응원단의 함성만 줄곧 울려 퍼지던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 모처럼 한국 팬들의 열띤 환호로 뒤덮였다.
평창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1,500m 경기가 열린 13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
15조에서 달린 김민석(18·평촌고)의 레이스가 끝난 이후 시간이 지날수록 관중석은 '혹시나'하는 기대감으로 술렁이기 시작했다.
16~18조의 세계적인 선수들이 줄줄이 예상외로 저조한 기록을 내며 순위표에서 김민석의 아래로 내려앉았기 때문이다.
마지막 18조에서 달린 조이 맨티아(미국)와 스베레 룬데 페데르센(노르웨이)가 나란히 8·9위에 그치면서, 김민석의 순위는 레이스 직후와 같은 3위를 지켰다.
비록 1~2위는 네덜란드 선수들이 휩쓸었지만, 이날 경기장에서는 김민석이 주인공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김민석의 동메달이 확정되자, 관중들은 일제히 환호성을 지르며 새로운 '깜짝 스타'의 탄생을 축하했다.
레이스를 마친 직후 담담한 표정으로 응원해준 관중들에게 허리를 숙여 감사 인사를 전하는 등 침착한 모습이던 김민석도 메달이 확정되자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경기장 한가운데의 대기 구역에 있던 김민석은 잠시 어안이 벙벙한 듯한 표정을 지었으나, 이내 '최고의 순간'이 왔음을 깨닫고 격렬한 몸짓으로 환호에 답했다.
코치진과 부둥켜안고 즐거워한 그는 두 팔을 번쩍 들고는 펄쩍펄쩍 뛰어오르며 기쁨을 만끽했다.
이어 관중들에게 손을 흔들어 다시 한 번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김민석은 경기 직후 이뤄진 시상식에 가기 위해 믹스트존을 거칠 때도 출구를 못 찾고 한참을 헤매는 등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인터뷰를 요청하는 기자들에게 "시상식에 가야 해서 금방 오겠다"고 말하고는 달려나갔다.
시상식 이후에도 김민석은 한 손에 선물로 받은 수호랑 인형을 들고는 경기장을 한 바퀴 돌며 관중들의 환호에 답하는 등 생애 첫 올림픽에서 메달을 획득한 짜릿함을 오랫동안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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