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한달간 단기징병' 구상에 청년층 동요…의회도 부정적

입력 2018-02-14 04:00
수정 2018-02-14 18:25
프랑스 '한달간 단기징병' 구상에 청년층 동요…의회도 부정적

반발여론 확산 조짐에 장관들 잇따라 징병제 당위성 홍보



(파리=연합뉴스) 김용래 특파원 = 프랑스가 추진 중인 한달 내외의 단기 징병제와 관련해 반발 여론이 심상치 않다.

반대 의견이 거세질 조짐을 보이자 각료들이 잇따라 나서서 "징집 대상자는 의무적으로 국가의 부름에 응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벤자맹 그리보 프랑스 정부 대변인(장관급)은 13일(현지시간) 라디오 클라시크 방송에 출연해 "보편적 국방의무는 (징병 대상자들에게) 의무복무가 될 것"이라면서 "보편적이고, 해당 연령대의 모든 사람을 포함하게 될 것"이라고 거듭 밝혔다.

프랑스는 부족한 병력을 보충하고 청년들에게 국가적 자긍심을 고취하고자 19∼21세 정도의 남녀를 한 달간 징집해 기초군사교육과 집체교육을 강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다.

그리보 대변인은 "병역의무 이행은 프랑스 청년들과 국가 및 군이 만나는 자리로, 시민적 참여이자 국가에 유익하게 시간을 사용하는 시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의무복무 형태와 범위를 두고 의견이 분분한 상황과 관련해 그리보 대변인은 "국민적이고 의무적이고 보편적인 형태가 될 것"이라고 못 박았다. 예외는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앞서 플로랑스 파를리 국방부 장관도 "대상자를 의무적으로 징집한다는 데 있어 문제 소지는 없다. 징집을 회피하는 사람들을 헌병대가 강제구인할 수 있다는 뜻이기는 하지만, 의무복무제에 청년들이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정부가 방안을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제라르 콜롱 내무장관도 비슷한 취지로 공식 석상에서 발언하는 등 프랑스 각료들이 총출동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단기 징병제에 대해 당위성을 강조하는 분위기다.

프랑스 정부는 현재 징집 연령대와 기간, 군사교육 방식 등을 두고 의견 수렴과 적절성 검토를 한 뒤 4월 말에 윤곽을 담아 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연령대와 대상은 19∼21세 남녀, 기간은 한 달 내외, 시행 시점은 내년이 될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 정부는 이를 통해 1년에 60만∼80만 명의 병력창출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징집대상이 되는 청년들은 불안감에 동요하는 기류다.

파리 시내 고교에 재학 중인 아폴린(여)은 라디오 프랑스 인터뷰에서 "(애국심 고취라면) 단기징병제보다 더 좋은 방식이 많이 있을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18세 고교생 얀도 "모두가 똑같은 것을 먹고 똑같은 것을 하게 될 텐데, 수많은 징집 대상자들이 불만을 품고 있다. 한 달 동안 뭘 하겠는가. 효과도 미미할 것"이라고 말했다.

사안을 검토해온 의회도 정부 방침에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원 상임위원회는 마크롱 대통령의 의무복무 구상에 대한 적절성을 평가하는 보고서를 오는 21일 공개할 예정인데, 일간 르몽드가 미리 입수한 보고서 초안에 따르면 의원들은 정부가 추진하는 방안에 다소 부정적인 평가를 하고 있다.

의무복무가 바람직하지도, 가능하지도 않으며 매년 20억∼30억 유로의 예산 소요로 재정적 부담이 너무 크다는 것이다.

아울러 1997∼2001년에 징병제를 완전히 폐지하고 모병제로 전환된 프랑스군이 대규모 병력을 한꺼번에 수용할 능력도 부족하다는 것이 상임위의 판단이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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