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반기문 "바흐 위원장이 다른 스포츠서도 남북단일팀 결성 제안"
바흐 위원장 방북과 맞물려 단일팀 여러 종목으로 확산할지 시선 집중
(평창=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윤리위원장인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은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이 올림픽 말고 다른 스포츠에서도 남북단일팀을 결성하는 게 어떠냐는 의견을 내놓았다"고 소개했다.
반 위원장은 13일 강원도 강릉 올림픽 파크의 코리아 하우스에서 열린 '한국의 밤' 행사에 참석해 세계 스포츠 인사들과 교류의 폭을 넓혔다.
행사 후 다른 장소로 이동하면서 취재진과 만난 반 위원장은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남북 동시 입장과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 등은 한반도 긴장완화와 남북 화해에 도움이 된다"면서 "앞으로 자그마한 이런 노력을 점점 더 키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바흐 위원장이 방북할 것이라는 내용이 보도됐지만, 어제 바흐 위원장과 올림픽 말고 다른 스포츠 이벤트에서도 단일팀을 구성하는 게 어떠냐는 얘기를 나눴다"고 전했다.
지난달 20일 스위스 로잔에서 남북한 올림픽 참가 회의를 주재한 바흐 위원장은 4자 합의로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 방식을 확정한 뒤 평양을 방문해달라는 초청을 받았다.
IOC와 북한은 현재 방북 시기를 조율하고 있다.
바흐 위원장은 12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방북하면 스포츠에 국한해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 위원장에 따르면 바흐 위원장과 IOC는 이번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남북단일팀 결성을 다른 종목으로 확산하는 데 앞장설 것으로 보인다.
유엔을 10년간 이끌고 2016년 말 퇴임한 반 전 총장은 작년 7월 IOC 위원들의 비위를 조사하는 IOC 내 '저승사자'인 윤리위원장으로 지명됐다.
이어 지난해 9월 페루 리마에서 열린 제131차 IOC 총회에서 윤리위원장으로 공식 선출됐고, 6∼7일 평창에서 열린 132차 총회에서 윤리위원장 자격으로 첫 보고도 했다.
반 위원장은 "IOC가 유엔의 옵서버로 활동하는 등 두 기구는 자크 로게 전 IOC 위원장 시절부터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유엔과 IOC는 '스포츠 평화 개발'이라는 의제를 놓고 분쟁 지역의 평화를 도모하고 지속 가능한 발전 프로그램을 상의해왔다"고 덧붙였다.
반 위원장은 "우리나라에 잘 알려지진 않았지만, 해마다 4월 6일은 유엔이 정한 세계 스포츠의 날"이라며 IOC와 돈독한 관계를 소개했다.
그는 "체육을 통해 많은 사람이 우애와 화해를 증진하고 발전을 도모하도록 IOC와 유엔이 노력해왔다"면서 "교황청, 유엔, IOC 3자가 모여 스포츠와 종교, 정치의 조화라는 상당한 비전을 논의했다"고도 했다.
반 위원장은 "내가 갑자기 IOC 윤리위원장을 맡은 것처럼 보일 수 있으나 IOC는 유엔과의 관계를 지속하면서 스포츠를 결합하고자 나를 IOC 윤리위원장으로 지명한 것 같다"며 정치와 스포츠 분야 대표 국제기구끼리의 깊은 유대를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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