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김마그너스, 3개국어로 인터뷰 '경기 끝나고 더 힘드네'
노르웨이·미국·유럽 매체들 큰 관심…"남은 경기에서 중상위권 목표"
(평창=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영어, 노르웨이어로 번갈아 가면서 했어요. 독일어도 조금 하지만 인터뷰를 할 정도는 안 되고요."
스키 국가대표 김마그너스(20)가 공동취재구역(믹스드존) 최고의 스타로 떠올랐다.
김마그너스는 13일 강원도 평창 알펜시아 크로스컨트리 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키 크로스컨트리 남자 1.4㎞ 스프린트 클래식에서 3분 22초 36으로 출전 선수 80명 가운데 49위에 올랐다.
경기를 뛴 시간은 채 4분도 되지 않았지만 그가 인터뷰 구역인 믹스드존을 통과하기까지는 30분 이상이 걸렸다.
노르웨이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그의 독특한 이력이 노르웨이 언론은 물론 미국과 다른 유럽 국가 미디어들로부터 큰 관심을 받았기 때문이다.
특히 그는 2016년 2월 아버지 나라인 노르웨이 릴레함메르에서 열린 동계 유스올림픽 2관왕에 오른 경력으로 노르웨이에서도 주목을 받았다.
김마그너스는 "노르웨이 언론에서 질문을 많이 했다"며 "2년 전에 나와 기량이 비슷했던 노르웨이 선수가 오늘 예선 2등을 했는데 왜 차이가 벌어졌냐고 묻더라"고 소개했다.
이날 예선 2위는 마그너스보다 2살 많은 요하네스 클라에보(노르웨이)가 차지했다.
기분이 나쁠 법한 질문이었지만 김마그너스는 "선수마다 발전하는 시기가 다르다"며 "내년이나 후년에 제가 또 갑자기 경기력이 상승할 수도 있는 것"이라고 답했다고 한다.
그는 "저보다 2살 많은 형이니까 저도 언젠가 그렇게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처음 올림픽 무대에 선 김마그너스는 "오늘 손이 종일 떨렸다"고 웃으며 "출발할 때 함성과 응원이 큰 힘이 됐다"고 관객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상위 30명에게 주는 본선 티켓을 놓친 그는 "솔직히 이번 시즌에 기대한 만큼 결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며 "제가 최선을 다해야 예선 통과를 바라볼 수 있었는데 그 정도 경기력을 발휘하지 못했다"고 아쉬워했다.
16일 15㎞ 프리, 24일 50㎞ 클래식 출전을 남긴 김마그너스는 "일단 첫 경기를 뛰었기 때문에 긴장이 좀 풀릴 것 같다"며 "남은 두 종목이 주종목은 아니지만 최선을 다해서 50% 안쪽에 드는 결과를 내고 싶다"고 다짐했다.
그는 "몇 등을 하겠다는 목표를 세우지는 않았지만 30등 안에 든다면 괜찮은 결과"라며 "저 스스로 괜찮게 뛰었다고 판단할 수 있는 경기 내용이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노르웨이에서 아버지가 응원을 왔다고 소개한 김마그너스는 "개회식에 참석했는데 북한 선수들과 함께 입장해 의미가 있었다"고 회상했다.
그는 "북한 선수에게 핀을 바꾸자고 했는데 '안 가져왔다'고 하더라"며 "북한 크로스컨트리 코치와 선수들을 훈련 때 보기는 했지만 아직 이야기를 나누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emailid@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