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기사' 서지혜 "실제로는 샤론처럼 집착하지 않아요"
"가만히 있을 때보다 연기할 때 예쁜 배우 되고 싶어"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샤론이 죽는 결말을 알고 있었어요. 석고상으로 변해 무너져 내리는 아이디어도 있었는데 결국 재로 변했네요."
KBS 2TV 수목극 '흑기사'에서 악녀 샤론으로 열연한 배우 서지혜(34)는 최근 가진 인터뷰에서 '타 죽은' 엔딩에 대해 "만족한다"며 웃었다. 이번 드라마는 제목이 '샤론 양장점'이었어야 했던 것 아니냐는 우스갯소리가 있었을 정도로 샤론이 큰 인기를 얻었다.
"대본에 쓰인 대로 열심히 연기했을 뿐인데 반응이 너무 좋아서 놀랐어요. PD님 요구대로 '블랙코미디'처럼 살리려 노력하다 보니 샤론의 가볍지 않은 개그코드가 잘 보인 것 같아요. 또 샤론이 250년간 살아온 인물이다 보니 단순한 악녀는 아닐 거라고 해석하고 연기했어요. 그런 점을 고민하다 보니 엉뚱한 면이 녹아나면서 살아있는 인물처럼 그려진 것 같습니다."
서지혜는 실제로는 샤론처럼 집착하는 성격이 아니라고도 항변했다.
"실제로 전 그렇게 집착하지 않아요. 누군가와 연애해도 방목하는 편이죠. (웃음) 샤론을 처음에 만났을 땐 '어떻게 250년간 한 남자만 사랑할까' 하고 이해가 안 되기도 했어요. 그런데 250년간 늙지 않는 인물이고, 그 비밀을 들키지 않으려면 사람한테 정을 주기도 쉽지 않았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샤론의 직업은 디자이너였고 대부분의 배경이 양장점이었다.
그는 "양장점 세트가 원형이고 거울이 다 달려있어서 '블랙홀' 같아 힘들었다"며 "그래도 이번에 '예쁜 옷'을 원 없이 입어봤다. 스타일리스트가 총 100여 벌을 입었다고 하더라. 기존에는 아무리 많이 갈아입는 드라마라도 50벌 정도임을 고려하면 엄청난 숫자"라고 설명했다.
샤론은 양장점에서 백희와 가장 많이 만났다. 서지혜도 자연히 장미희와 호흡을 가장 많이 맞췄다.
"선생님과는 예전에도 작품을 같이 해봐서 편안하게 호흡했어요. 정말 엄마, 이모, 언니 같았죠. 샤론이 백희에게 엉덩이를 맞는 장면도 그래서 나올 수 있었어요. 원래는 대본에 없었거든요. 너무 재밌게 찍어서 제가 '선생님, 연말 시상식에서 커플상도 노려봐요'라고 할 정도였죠. (웃음)"
이번에는 20대 신세경, 30대 서지혜, 60대 장미희의 미모 경쟁도 화제가 됐다.
"세경 씨는 워낙 예쁜 데다 20대의 발랄함까지 있어서 부러웠어요. 장미희 선생님은 워낙 자기관리가 철저하셔서 1주일에 서너 번 꼭 운동하신대요. 두 사람을 보면서 저도 더 열심히 관리해야겠다 다짐했죠. 서로 '뷰티 비법'을 공유하기도 하고. 제 매력요? 저는 밝게 사는 게 외모를 유지하는 비결인 것 같아요. (웃음)"
워낙 출중한 미모를 자랑하는 서지혜이기에 마지막회 '백발 분장'마저 예쁘게 비치면서 시청자들로부터 "얼굴은 그대로"란 원성(?)을 듣기도 했다. 그는 "시간에 쫓겨서 '디테일'이 아쉬웠지만 즐거웠다"고 했다.
2003년 데뷔한 서지혜는 '신돈'(2005)을 비롯해 '펀치'(2014), '질투의 화신'(2016) 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해왔고, 매번 '꾸준한 미모'가 화제가 됐다.
그는 "화보 찍을 때처럼 가만히 있을 때보다 연기하며 울고 웃고 찡그릴 때 예쁘다는 칭찬이 더 듣고 싶다"고 말했다.
연기 15년 차, 고비도 참 많았다는 그는 "잘 버텨왔다"며 "서른 중반이 되니 더는 칭얼댈 나이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면서 책임감이 더 생긴다"고 했다.
연애와 결혼 계획 질문에는 "'흑기사'처럼 절 품어줄 수 있는 그릇을 가진 남자라면 언제든 '오케이'다. 준비는 돼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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