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중진들, 김성태 주재 중진회의 중재안에 "터무니없다"
최고·중진 연석회의 놓고 홍준표-중진의원 갈등 지속
(서울=연합뉴스) 이한승 이슬기 기자 =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의 당 운영방식을 놓고 당내 불만의 목소리가 잦아들지 않고 있다.
지난해 8월 23일 이후 약 6개월 동안 중단된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 재개를 놓고 홍 대표와 중진의원들 간의 갈등이 지속되는 양상이다.
김성태 원내대표가 자신이 중진회의를 주재하겠다며 중재안을 제시했으나 이것이 오히려 중진의원들을 자극하면서 양측 간 갈등이 좀체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당내 4선 이상 중진의원 12명이 지난 8일 홍 대표를 상대로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 재개를 공개 요청하면서 충돌이 시작됐다.
이들 의원은 홍 대표에게 보낸 요청서에서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면서 "제1야당인 한국당조차 '보수 적통 정당'으로서 책임과 역할을 다하지 못한다는 세간의 민심에 심각한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홍 대표가 자신의 페이스북 글을 통해 "최고·중진회의는 당헌·당규에도 없다. 당 대표가 필요할 때 여는 것"이라고 즉각 거부 입장을 표명하면서 양측의 갈등은 정면충돌 양상으로 번졌다.
특히 홍 대표가 요청서에 이름을 올린 중진의원의 '면면'을 공개적으로 비난하면서 양측 간 감정의 골은 더욱 깊어졌다.
이에 중진의원들은 12일 다시 홍 대표를 비난하는 성명을 냈다. 성명에 동참한 의원은 8명으로 줄었지만, 비판 수위는 크게 높아졌다.
이들은 성명에서 홍 대표의 독선적이고 비화합적인 비호감 정치로 당의 위기가 심각해지고 있다고 비판하면서 홍 대표의 당 운영방식이 현 정권의 독선적이고 잘못된 국정운영 방식과 무엇이 다르냐고 쏘아붙였다.
사태가 확산하면서 당연직 최고위원인 김성태 원내대표가 13일 홍 대표 대신 오는 21일 원내전략 중진의원·상임위원장 연석회의를 열겠다는 '중재안'을 제시했지만, 이는 오히려 일부 중진의원들의 감정만 더 자극했다.
한 중진의원은 "말도 안 되는 소리다. 갑자기 원내대표가 왜 끼어드나. 당 운영과 지방선거 승리 전략 등을 논의하자는 것인데 대표가 회의를 주재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불쾌한 감정을 숨기지 않았다.
또 다른 중진의원은 "터무니가 없다"며 "원내전략을 논의하자는 것이 아니지 않나. 도대체 무슨 말을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다른 중진의원들 역시 "원내대표 주재 회의는 생뚱맞다", "원내대표가 주재하는 회의에 가는 중진의원은 거의 없을 것이다", "누가 원내전략을 논의하자고 했나"라면서 21일 회의 제안은 수용할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일부 중진 의원들은 "현재 문재인 정부를 공격해도 모자라는 상황에서 당내 갈등이 있는 것처럼 비쳐서는 안 된다. 전선을 분명히 해야 한다"며 회의에 참석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와 별도로 한국당 초선 의원들은 오는 20일 모임을 갖고 당내 현안에 대해 논의하기로 했다.
특히 이들 의원은 초선 비례대표인 김현아 의원을 부르지 않은 상태에서 김 의원에 대한 당원권 정지 해제가 적절한지를 논의할 예정이어서 자연스럽게 홍 대표의 당 운영방식에 대한 의견 교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jesus7864@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