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를 내려온 전통방식" 설 앞두고 의령 유과 '인기 만점'
식품명인 김현의 씨 옛 방식 그대로 만들어…최근 청와대 설 선물세트에 선정
(의령=연합뉴스) 박정헌 기자 = 찹쌀을 기름에 튀겨 조청을 바른 뒤 참깨, 흑임자 등 고물을 묻혀 만드는 유과는 고려 시대부터 즐겨 먹었던 우리나라 대표 과자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조리서인 조선 시대 '음식지미방'(飮食知味方)을 보면 '찹쌀가루를 술과 콩물로 반죽해 쪄서 꽈리가 일도록 치대어 밀고 말려 기름에 지져 부풀게 한 다음 꿀을 바르고 흰깨와 물들인 쌀 튀김, 승검초 가루를 묻힌다'고 조리법이 소개됐다.
지금이야 명절이 아니면 유과 자체를 접할 기회가 드물지만, 과거 조리법을 이어받아 3대째 전통 유과를 만드는 이가 있다.
의령조청한과 대표이자 식품명인 제46호인 김현의(61·여)씨는 경남 의령군에서 지역 특산품인 찹쌀로 만든 찹쌀 유과를 3대째 만들고 있다.
김 씨는 약 25년 전 의령조청한과를 설립한 뒤 현재 유과·다식·정과류 등 40여 가지 한과를 인터넷 등을 통해 판매하고 있다.
연간 2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릴 정도로 인가가 높은 이유는 3대째 내려져 온 전통적인 제조 방식을 유지하며 맛과 품질관리에 힘써 왔기 때문이다.
우선 한과 원료인 찹쌀을 선택할 때 이웃의 80여 농가와 계약재배를 한 토종 찹쌀인 '붉은수염찹쌀'만 사용한다.
개량종 찹쌀은 전통의 맛을 살리는 데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한과를 만들 때 품질 균일화를 위해 표준공정까지 개발했다.
토종 찹쌀로 유과를 만들 때까지 건조와 발효, 숙성 등 무려 10단계를 거쳐야 한다.
튀긴 찹쌀에 묻히는 조청도 찹쌀과 엿기름을 고아 만드는 전통방식을 고수, 당뇨 환자가 먹어도 될 만큼 구수하고 감칠맛 나는 고급스러운 단맛이 특징이다.
덕분에 이곳에서 만들어진 한과는 산패(산화 반응 등으로 냄새가 나고 눅눅해지는 등의 현상)가 거의 없어 3∼4개월이 지나도 갓 만들어졌을 때와 맛에서 큰 차이가 없다.
이 때문에 김 씨의 한과는 전남 담양약과, 충남 서산편강, 강원도 평창감자술, 경기도 포천강정과 함께 최근 '청와대 설 선물세트'에 선정되기도 했다.
2011년에는 한과체험관을 개관, 매년 부산·경남지역에서 학생 7천여명이 한과 제작을 체험하기 위해 이곳을 찾고 있다.
김 씨는 "올해도 설을 앞두고 준비한 물량이 다 팔려 추가로 더 제품을 만드느라 정신없이 바쁘다"며 "수제공법을 고집하는 만큼 대량생산이 힘들고 시간·인력도 많이 들지만 그만큼 품질도 보장되는 만큼 우리 전통 한과인 유과의 매력이 더 많은 사람에게 알려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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