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추위에 속옷 몇 개씩 껴입고 의료지원 '구슬땀'

입력 2018-02-13 11:40
[올림픽] 추위에 속옷 몇 개씩 껴입고 의료지원 '구슬땀'

의무실 파견 건양대병원 의료진 "선수단 건강 이상 없습니다"



(대전=연합뉴스) 이재림 기자 =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구슬땀을 흘리는 이들이 많다.

설상장과 빙상장 곳곳에 배치된 의료 지원단도 그들 중 하나다.

건양대병원 정형외과 정유선 전공의, 양종현 간호사, 서자영 응급구조사는 올림픽 시작 전인 이달 초부터 이미 바이애슬론 경기장 의무실에 자리 잡았다.

이들은 영하 20도에 육박하는 강추위 속에서 임무를 완수하기 위해 긴장을 늦추지 않고 있다.

선수단 건강을 책임지는 만큼 자신들이 심한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특히 신경 쓰고 있다.

속옷을 몇 개씩 겹쳐 입기도 하고, 감기 기운이 있어도 약을 먹으며 견뎠다고 지원단은 전했다.

처음엔 의무실도 완벽히 세팅된 것이 아니었다.

청소부터 물품 정리정돈까지 도맡을 수밖에 없었던 건 이 때문이다.



정유선 전공의는 "선수 의무실 측에서 어떤 약들이 있는지 사전 탐방하기도 했다"며 "저희가 만들어 놓은 환경을 보고 선수들이 만족해할 땐 더없이 뿌듯했다"고 말했다.

처음엔 먹거리도 마땅치 않았다.

냉동 조리 식품이 야식으로 제공됐는데, 막상 전자레인지가 없어 포기하는 식이다.

외국 환자와의 해프닝도 있었다.

지난 10일 바이애슬론 경기가 펼쳐진 날 관중 입장하는 과정에서 외국 여성(25)이 다리를 삐끗했다.

부목 유지 후 강릉에 있는 병원으로 이송을 위해 구급차를 불렀으나, 정작 환자가 숙소로 데려다 달라고 요구했다.

국내 규정은 병원 이송을 원칙으로 한다고 설명해도 구급차 타길 거부했다고 한다.

자원봉사자가 동료의 감기약을 대신 수령하러 오는 사례도 빈번하다.

그러나 이는 의료법에 맞지 않는다고 안내하고 있다고 의료 지원단 측은 덧붙였다.

의료 지원단은 각국 팀 닥터와 의료진이 신속한 대응에 감사 표시를 하러 방문할 때 보람 깊다고 말했다.

양종현 간호사는 "선수 의무실은 연습경기는 물론 실제 경기에서 선수가 다쳤을 때 가장 먼저 응급처치를 하는 곳"이라며 "선수 경기력 향상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walde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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