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기 서울중앙지법원장 취임…"부적절 발언 죄송·자성"

입력 2018-02-13 10:20
민중기 서울중앙지법원장 취임…"부적절 발언 죄송·자성"

"법관회의 결과 반영해 판사 사무분담 결정…업무 부담되는 행사 줄일 것"



(서울=연합뉴스) 송진원 기자 = 전국 최대 법원을 이끄는 민중기(59·사법연수원 14기) 신임 서울중앙지방법원장이 13일 최근 논란이 된 과거 부적절한 발언에 대해 직원들 앞에서 공개 사과했다. 향후 법원을 운영할 때 판사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해 주요 보직 등 사무분담을 결정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민 법원장은 이날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부임하기도 전에 과거 저녁 식사 자리에서의 부적절한 발언으로 구설에 올라 여러분께 면목이 없고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민 법원장은 "저 개인적으로 자성하고 성찰하는 계기로 삼고, 나아가 법원 내에서 양성평등 구현에 부족함은 없었는지 돌아보고 미진한 점을 개선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그가 2014년 9월 23일 일부 기자들과의 저녁 자리에서 성희롱성 부적절 발언을 했다가 사과한 사실이 최근 거론되면서 논란이 일었다.

민 법원장은 향후 법원 운영에 대한 소신도 밝혔다.

그는 "직원 여러분이 자긍심을 갖고 맡은 업무를 충실히 처리할 여건을 만드는 데 힘쓸 것"이라며 "업무에 부담되는 행사나 모임은 여러분들의 의견을 들어 차츰 줄여나가겠다"고 말했다.

민 법원장은 또 "이번 인사에 따른 사무분담부터 법관회의를 통해 법관들의 의사가 적극 반영되도록 하겠다"며 "기획법관도 가능하면 법관회의가 선출해 추천해주시면 하는 바람이다"고 제시했다.

이 같은 구상은 그가 '사법부 블랙리스트' 의혹을 조사한 법원 추가조사위원회의 위원장을 맡았고 의혹 조사를 주장했던 '전국판사회의'에 직접 참석하는 등 법원 개혁과 법원장의 사법행정권 분산 등에 적극적으로 나섰던 것과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그는 자신을 보임한 김명수 대법원장과 함께 진보 성향 판사 모임인 '우리법연구회' 출신으로,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 전국법관대표회의 제도개선 특별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민 법원장은 아울러 "법원 본연의 업무는 재판"이라며 "승패가 갈리는 재판 속성상 당사자 모두를 만족시키기는 어렵지만 여러 사람이 공감할 수 있는 재판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적어도 공정하다, 수긍할 만하다는 평가는 받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s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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