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동 챙기기 발걸음 분주…부통령 이어 국무 순방
국무, 이집트 대통령·외무 만나…부통령 순방은 혹평받아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부통령에 이어 국무장관이 다시 찾는 등 미국 행정부 고위관리들의 중동 순방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 국무장관의 순방은 약 20일 전 부통령의 방문이 중동 국가들의 미국에 대한 반감을 진정시키기보다는 오히려 악화시켰다는 평가가 나온 뒤 진행되고 있다.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 11일 밤(현지시간) 이집트 수도 카이로에 도착해 12일 이집트의 압델 파타 엘시시 대통령과 사메 쇼쿠리 외무장관을 각각 만났다.
틸러슨 장관은 이집트 수뇌부와의 회동을 마친 뒤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내달로 예정된 이집트 대통령 선거에 관해 질문을 받았다.
다음 달 26~28일에 치러질 이집트 대선은 유력 경쟁자들이 감옥에 갇히거나 불출마를 택하면서 엘시시 대통령의 재선이 유력한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틸러슨 장관은 "우리는 이집트뿐만 아니라 어느 나라에서든 항상 자유롭고 투명하며 공정한 선거를 지지해왔다"고 말했으나 만일 선거를 신뢰할 수 없다면 이집트에 대한 군사 지원의 일부를 동결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뚜렷한 답을 내놓지 않았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틸러슨 장관은 이슬람국가(IS) 문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 등도 논의했다고 말했다.
틸러슨 장관은 다음 방문지인 쿠웨이트로 떠났으며 이곳에서는 IS와의 전쟁에 나서고 있는 동맹국 각료들과 회담할 예정이다. 이어 요르단과 레바논, 터키를 찾아 이들 나라 정상과도 만날 계획이다.
틸러슨에 앞서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지난달 20일부터 이집트와 요르단, 이스라엘을 방문했다.
그러나 펜스 부통령의 순방은 이스라엘 편향성을 그대로 드러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예루살렘 수도 선언'으로 야기된 역내 반감을 오히려 악화시켰다는 혹평을 받았다.
펜스 부통령은 이집트와 요르단 정부로부터 냉대를 받았을 뿐 아니라 기독교를 포함한 지역 종교지도자들로부터도 면담을 거절당하는 등 홀대를 받았다.
또 중동평화의 핵심 당사자랄 수 있는 팔레스타인자치정부의 마무드 아바스 수반으로부터도 따돌림을 당했다. 아바스 수반은 요르단 방문이 펜스 부통령과 겹쳤으나 면담을 거부하고 유럽연합(EU)으로 발길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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