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잃고 술·노숙…50대 절도범에 손 내민 경찰
(광주=연합뉴스) 장아름 기자 = 경찰과 복지 당국이 직장을 잃고 매일 술에 취해 노숙하던 50대 절도범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12일 광주 광산경찰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7일 오전 광주 광산구 도산동 한 상점 앞에 세워 놓은 자전거를 도둑맞았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경찰은 주변 CCTV를 토대로 이틀 만에 범인 이모(54)씨를 검거했다.
이씨는 알코올 중독과 우울증을 앓으며 술값을 마련하고자 20만원 상당의 자전거를 훔쳤다.
특별한 직업 없이 홀로 살던 이씨는 월 7만원 상당의 임대아파트 임대료 3개월 치가 밀려 있었고 매일 공원에서 노숙하다시피 생활을 하고 있었다.
그는 일용직 노동에 종사했으나 경기 침체와 노화로 약 5년 전부터 좀처럼 일을 구하지 못했고 점점 술에 의존해 생활하기 시작했다.
경찰 출석 당시에도 배고픔을 호소해 빵을 제공했으나 건강 악화로 음식물을 제대로 섭취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경찰은 도산동사무소와 연계해 이씨를 인근 병원에 무료로 입원할 수 있게 하고 알코올 중독과 우울증 치료를 받게 했다.
또, 이씨의 주거지 임대료와 가스요금, 부식비를 지원받을 수 있게 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대로 두면 이씨가 또 거리를 헤매며 절도 유혹에 빠지거나 동사할 위험이 있다고 판단했다"며 "이씨가 치료를 마치는 대로 복지 당국과 협의해 기초수급대상자로 지원받을 수 있게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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