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인을 위한 인문학' 성프란시스대학 13일 수료식 열려
올해 15명 수료 예정…"200원도 없던 생활 했지만 '생각의 전환'하게 돼"
(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기자 = 서울시립 다시서기종합지원센터는 오는 13일 오후 성공회대에서 성프란시스대학 인문학 과정 수료식을 연다고 12일 밝혔다.
성프란시스대학은 노숙인을 대상으로 인문학 과정을 가르치는 강의 프로그램이다. 다시서기종합지원센터가 2005년 서울시 등의 지원을 받아 시작해 올해로 13년째를 맞았다.
이번 수료식에는 총 15명이 학사모를 쓸 예정이다. 이들은 낮에는 일을 하고 밤에 공부하는 생활을 하면서 지난해 총 90개의 인문학 강의를 수강했다고 한다.
수료생 홍진호(42)씨는 "노숙인 급식소에서 밥값 선불 200원이 없었던 시절이 있었다"면서 "그런 내가 인문학 과정을 들으면서 '생각의 전환'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20대부터 대리운전, 퀵서비스, 건설 일용직 등 여러 직업을 전전했던 홍씨는 갑자기 허리를 심하게 다치면서 서울 영등포역, 서울역 등을 전전하는 노숙 생활을 시작했다고 한다.
홍씨는 "글쓰기 수업에서 살아온 인생을 적어 내려가는데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내 삶에 대해 관심을 갖고 물어본 사람, 용기를 준 사람이 있었나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홍씨는 센터 등의 도움으로 인문학 과정을 끝냈고 현재는 노숙인을 상대로 의류 지원 사업을 하는 '우리옷방'에서 일하면서 다시 자활을 꿈꾼다고 한다.
성프란시스대학을 운영하는 다시서기센터의 센터장 여재훈 신부는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인문학 과정을 마친 수료의 경험이 앞으로 인생에 큰 힘이 될 것이라 믿는다"고 전했다.
yes@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