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 D-120] 관전포인트는…'與 대세론' vs '野 뒤집기'
정치지형 중대 변곡점…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 성적표도 주목
국회의원 재보선 결과는…국회 권력지형 바뀔지도 초점
개헌 국민투표 가능할까…무산 시 역풍은 어디로 불까?
(서울=연합뉴스) 이한승 임형섭 기자 = '6·13 지방선거'가 13일로 꼭 120일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지방선거는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치러지는 첫 번째 전국 단위 선거라는 점에서 정치지형의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승리한다면 문재인 대통령과 여권은 각종 국정과제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안정적으로 국정을 운영할 수 있는 동력을 확보하게 된다.
반면 자유한국당이 승리하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사실상 와해한 보수 진영 재건의 발판을 마련하는 동시에 문재인 정부를 견제할 수 있는 '최소한의 힘'을 갖게 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제3 지대에서 대안 야당을 표방하며 새롭게 출범한 바른미래당, 그리고 호남 중심의 민주평화당이 어느 정도의 파괴력을 발휘할지도 관심사다.
무엇보다 이번 6·13 지방선거와 동시에 진행되는 재·보선 결과에 따라 의회 권력도 바뀔 수 있어 여야는 그야말로 사활을 건 한판 대결을 예고하고 있다.
◇ 민주 대세론이냐, 한국당 뒤집기냐
현재 구도에서 이번 지방선거는 민주당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의견이다.
여전히 문 대통령과 민주당의 지지율이 한국당을 압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문 대통령의 지지율은 여전히 60%를 상회할 정도로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고, 민주당 지지율 역시 45%를 넘나들며 정당 지지율 부동의 1위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한국당의 지지율은 박 전 대통령 탄핵 직후보다 많이 회복됐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20% 안팎에 그치며 민주당의 절반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이 때문에 민주당은 17개 광역자치단체 가운데 '9개 플러스 알파(α)' 지역에서 승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보수적으로 잡는다고 해도 최소한 과반은 확보할 것이라는 전망인 셈이다.
한국당 역시 이번 지방선거는 민주당에 유리하다는 사실은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가상화폐 대책과 교육정책 혼선, 강남 부동산 상승, 남북 관계 등 문재인 정부의 주요 정책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면서 바닥 민심이 변하고 있다는 것이 한국당의 판단이다.
한국당은 현상유지 수준인 6개 지역에 더해 '플러스 알파(α)'의 승리를 기대하고 있다.
◇ 바른미래당의 파급력은
바른미래당의 파급력도 이번 지방선거의 관전 포인트다.
일각에서는 한국당에서 이탈한 합리적 보수층이 바른미래당을 지지하게 되면 바른미래당이 '다크호스'가 되지 않겠느냐는 시각도 있다.
여기에 국민의당을 지지한 일부 중도세력의 지지까지 받는다면 바른미래당이 충분히 제3지대 대안세력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그러나 바른미래당이 '찻잔 속의 태풍'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도 만만치 않다.
무엇보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인물난'이 불가피한 만큼 광역단체장은 물론이고,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도 이렇다 할 성적을 내기가 힘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지방선거까지 남은 시간이 촉박해 전국적인 조직망을 가동하기가 힘들다는 것도 이런 분석에 힘을 싣고 있다.
이 때문에 바른미래당이 이번 선거에서는 상징적인 지역에만 후보를 내는 '선택과 집중 전략'을 구사하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이 경우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가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할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 '의석수 전쟁' 원내 1당은 누가
지방선거 못지않게 관심을 끄는 것은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다.
현재까지 재보선이 확정된 지역만 6곳인 데다 광역단체장 출마를 위한 현역의원들의 사퇴가 이어질 경우 '미니 총선급'으로 재보선 판이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민주당이 121석으로 원내 1당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한국당이 117석으로 턱밑까지 추격하고 있어 선거 결과에 따라 1당이 바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 민주당이 하반기 원 구성 협상에서 국회의장직을 사수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가뜩이나 여소야대인 상황에서 의장직까지 한국당으로 넘어간다면 의회에서의 힘의 균형이 단숨에 야권으로 기울어질 수 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여당의 승산이 더 높다는 것이 일반적인 예측이다.
지금의 여당 지역구를 여당이 다시 차지하는 것은 물론 야당 지역구까지 빼앗아 의석수가 더 늘어날 수도 있다는 관측도 있다.
유용화 한국외대 초빙교수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도가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여기에 대구·경북(TK) 지역 재보선도 없다"며 민주당의 우세를 점쳤다.
◇ 개헌 동시투표 가능할까…불발시 '역풍'은 어디로
지방선거와 개헌 국민투표가 동시에 이뤄질지도 관전포인트 중 하나이자 주요 변수로 거론된다.
개헌 국민투표가 성사되든 불발되든 지방선거나 재보선 판에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이 최근 정부 개헌안을 준비하라는 지시를 공식적으로 내리면서, '발등의 불'이 떨어진 여야는 현재 각자 개헌안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여야의 입장차가 여전히 극명하게 갈려 합의 도출은 난망한 상황이다.
민주당은 '대통령 4년 중임제'에 사실상 당론에 가까운 수준의 공감대를 이뤘고, 반드시 6월 동시투표를 이뤄내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한국당은 국가의 미래를 결정하는 개헌 국민투표를 지방선거와 함께하는 '곁다리 개헌'은 불가하다는 입장이며, 4년 중임제도 반대하고 있다.
만일 국회 합의가 힘들어질 경우 정부가 개헌안을 발의하고 국회가 표결하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이지만, 여소야대 정국을 고려하면 개헌안 가결을 위한 재적 3분의 2 이상의 표를 확보하기가 만만치 않은 현실이다.
개헌이 무산될 경우 여론의 '역풍'이 어디를 향할 지에는 관측이 엇갈린다.
지방선거와 동시 개헌에 반대하는 한국당에 불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지만, 일각에서는 권력구조 개편이 빠진 반쪽 정부 개헌안을 낼 경우 여권에 유리할 게 없다는 관측을 제기한다.
서양호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은 "정부가 발의하는 개헌안은 지방분권 의지도 담게 될 것"이라며 "야당이 이마저 거부한다면 지방분권 의지가 없는 것으로 해석되면서 여론의 비난에 처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반면 유 초빙교수는 "대통령중심제, 나아가 4년 중임제를 야당에 요구하는 것은 국민도 납득하기 어려울 수 있다"며 "확실한 권력분산이 없는 개헌안을 냈다가 부결된다면 여권에 대한 여론이 나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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