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바람맞은 평창'…강풍으로 스키 종목 연이어 차질

입력 2018-02-11 16:15
수정 2018-02-11 16:39
[올림픽] '바람맞은 평창'…강풍으로 스키 종목 연이어 차질

평창·정선서 스키·스노보드 일정 취소나 연기



(평창=연합뉴스) 김동찬 최송아 이대호 기자 = 국내에서 처음 열리는 동계올림픽인 2018 평창올림픽 초반부터 매서운 칼바람이 몰아치면서 설상 종목 일정에 차질을 빚고 있다.

11일 오전 11시부터 정선 알파인센터에서 열릴 예정이던 대회 알파인스키 첫 경기 남자 활강은 강풍 탓에 나흘 뒤인 15일 오전 11시로 미뤄졌다.

애초 15일로 일정이 잡혀있던 남자 슈퍼대회전은 하루 뒤로 연기됐다.

12일 알파인 복합의 활강 훈련은 아예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이날 새벽부터 정선 알파인센터에는 초속 5m 안팎의 바람이 불었고, 오후에도 초속 6∼8m가량의 강풍이 이어질 것으로 예보되면서 선수나 관중의 안전을 위해 연기가 결정됐다.

개폐회식장을 비롯해 스노보드와 프리스타일 스키, 스키점프 등 여러 경기장이 분포한 평창도 바람의 영향에 휩싸였다.

휘닉스 스노 경기장에서 오후 1시 30분부터 예정된 스노보드 여자 슬로프스타일 예선은 연기를 거듭하다 결국 취소됐다.

앞서 오전 남자부 결선 경기는 무사히 진행돼 미국의 레드먼드 제라드가 금메달을 획득하며 막을 내렸으나 여자부 예선을 앞두고 강풍이 잦아들지 않아 경기를 치를 수 없었다.

여자 슬로프스타일은 애초 27명의 선수가 예선에서 겨뤄 상위 12명이 다음 날 결선에 진출하는 방식이었으나 예선을 제때 치를 수 없어 아예 12일 오전부터 27명이 모두 두 차례 경기를 벌여 그 결과에 따라 순위를 정하기로 했다.



평창 알펜시아 스키점프센터에서는 노르딕 복합 남자 스키점프 연습이 오후 3시부터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이 역시 제시간에 열리지 못했다.

동계올림픽 중에서도 야외에서 진행되는 특성상 스키 등 설상 종목은 날씨에 민감하다. 이번처럼 좋지 않은 날씨로 일정에 지장을 받는 사례가 간혹 나타난다.

4년 전 소치 올림픽 때도 스노보드 남자 크로스 경기 일정이 짙은 안개 탓에 뒤로 밀리면서 시드 배정 경기 없이 준준결승부터 진행된 바 있다.

캐나다 휘슬러에서 열린 2010년 밴쿠버 올림픽 알파인스키 경기도 폭설로 며칠씩 연기해야 했다.

날씨 요인은 선수들의 경기력이나 흥행과도 무관할 수 없다.

설원을 누비고 사격도 해야 하는 바이애슬론의 경우 아직 이번 대회 일정에 지장을 초래하지는 않았으나 전날 여자 7.5㎞ 스프린트에서는 바람 때문에 사격에 어려움을 겪었다는 선수들의 평가가 나오기도 했다.

이날 오후 알펜시아 크로스컨트리 센터에서 열린 남자 스키애슬론 경기를 찾은 관객 다수는 칼바람을 동반한 강추위에 경기가 끝나기 전에 서둘러 발길을 돌렸다.

song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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