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극적으로 평창 온 노선영…내일 저녁 동생 위해 달린다

입력 2018-02-11 16:05
수정 2018-02-12 18:37
[올림픽] 극적으로 평창 온 노선영…내일 저녁 동생 위해 달린다

연맹 행정착오로 평창행 좌절됐다가 러시아 탈락으로 출전권 획득

12일 오후 9시30분 빙속 여자 1,500m 출전



(강릉=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장거리 대표팀의 노선영(29·부산콜핑)은 2018 평창동계올림픽으로 오는 길이 누구보다도 험난했던 선수다.

팀 추월 대표로 올림픽을 준비하던 지난달 빙상연맹의 행정 착오로 인해 올림픽에 갈 수 없다는 청천벽력같은 소리를 들었고, 분루를 삼키며 집에 돌아갔다가 뒤늦게 러시아 선수의 출전 불발로 1,500m 출전권을 손에 넣었다.

평창행 막차를 타게 한 1,500m 경기가 오는 12일 저녁 9시30분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다.

노선영은 이번이 네 번째 올림픽 출전이다.

2006년 처음 출전한 토리노올림픽에서 3,000m 32위, 2010년 밴쿠버올림픽에서 1,500m 30위, 3,000m 19위를, 2014년 소치올림픽에서는 3,000m 25위를 했다.

이번에도 노선영은 메달권과는 조금 거리가 있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성적을 바탕으로는 출전권을 확보하지 못했다가 러시아 선수들이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출전 불허 결정으로 합류하지 못하면서 극적으로 얻은 출전권이어서 참가 선수 가운데 객관적인 기량은 하위권이다.

그러나 네 번째 평창올림픽은 험난한 과정이 아니더라도 노선영에게 앞선 세 번의 올림픽보다 훨씬 큰 의미가 있다.

바로 지난 2016년 4월 세상을 떠난 친동생 노진규 때문이다.

쇼트트랙 국가대표였던 노진규는 어깨 골육종으로 투병하다 이른 나이에 세상을 떴다.

동생이 이루지 못한 올림픽의 꿈을 이루기 위해 노선영은 그 어느 때보다 열심히 달렸고, 지난해 대표 선발전에서 1,500m 1위를 차지해 출전권을 손에 넣었을 때 동생을 떠올리며 눈물을 흘렸다.

대표팀 탈락 논란 이후 마음고생이 컸던 노선영은 출전권 확보 이후에도 쉽게 출전 결심을 하지 못했다. 그러나 고심 끝에 합류한 후엔 "후회 없이 하고 싶다"고 말했다.

힘겹게 강릉아이스아레나에 선 노선영은 세 번째 올림픽이자, 첫 안방 올림픽에서 자신과 동생, 가족들을 위한 레이스를 펼친다.

여자 1,500m에서는 최근 무서운 상승세인 일본 다카기 미호와 마릿 레인스트라, 로터 판베이크 등 네덜란드 선수들의 다툼이 예상된다.

장거리 대표팀의 김보름(강원도청)도 막판에 여자 1,500m 추가 엔트리를 받았지만, 컨디션 조절 차원에서 출전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대한빙상경기연맹은 밝혔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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