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지진 희생자 17명…"중국인 일가 5명 모두 숨져"
부상자 280명…중국 본토인 9명으로 피해 가장 커
여진 계속 이어져 현지 주민 불안에 떨어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지난 6일 밤 대만 동부 화롄(花蓮) 일대를 강타한 규모 6.0 지진으로 인한 인명 피해는 사망자 17명, 부상자 280명으로 최종 집계됐다고 대만 언론이 11일 보도했다.
대만 연합보 등에 따르면 이번 지진으로 대만인 5명과 중국인 9명, 캐나다 국적 홍콩인 2명, 필리핀인 1명이 목숨을 잃었다.
일찌감치 중국의 구조대 파견 제안을 거절했던 대만은 중국인 피해가 큰 것으로 나타나자 곤혹스러워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의 도움을 거절한 대만은 일본의 구조대 파견은 받아들였다.
희생자 가운데 14명이 지진으로 45도가량 기울어진 주상복합 건물 윈먼추이디(雲門翠堤) 빌딩에서 사망했다. 나머지는 자택에서 2명, 퉁솨이(統帥) 호텔에서 1명이 각각 숨졌다.
특히 베이징에서 대만으로 관광을 온 양제(楊捷·39)와 아내 딩서우후이(丁守·40), 딩씨의 부모, 12세 아들 양하오란(楊浩然) 등 5명의 일가족이 윈먼추이디 빌딩에 묵고 있다가 변을 당했다.
중국 베이징청년보는 양씨가 중국 핑안(平安)보험 베이징지사 직원으로 고객서비스 업무를 맡고 있었다고 전했다.
전날 양제와 아내, 아들의 시신을 발견한 구조대는 이날 새벽 양제의 부모가 빌딩 대들보 밑에 깔린 것을 알아냈으나, 이들의 시신을 꺼낼 방법을 찾지 못했다. 대들보를 함부로 건드렸다가 빌딩 전체가 무너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구조대는 이들 유가족의 동의를 얻어 양제의 부모가 사망한 것으로 발표하고, 중장비를 동원해 빌딩 해체작업에 들어갔다.
구조대는 맨 위층부터 차례로 건물을 해체한 후 마지막에 1층 대들보를 들어 올려 최대한 시신을 훼손하지 않도록 할 방침이다.
지난 9일에는 윈먼추이 빌딩 2층 여관에서 캐나다 국적의 홍콩인 부부 쑤웨이시(蘇위<人대신火들어간偉>禧)와 샤오민위(蕭敏瑜)가 숨진 채 발견됐다.
발견 당시 이들 숨진 부부는 서로 꼭 껴안은 모습이어서, 시신을 수습하던 구조대원들도 이들의 애틋한 모습에 눈시울을 붉혔다.
대만 정부는 윈먼추이 빌딩에서 사망자가 집중적으로 발생한 것에 주목하고 건물 준공과 운영, 리모델링 과정 등에서 불법 행위가 있었는지 철저하게 조사할 방침이다.
한편 화롄에서 전날 오후 3시 48분께 규모 4.3 여진이 발생했다. 진앙은 화롄현 청사에서 동북쪽으로 32.9km 거리였으며, 진원 깊이는 9.3km였다.
중앙기상국은 6일 밤 규모 6.0 지진이 발생한 후 전날 오후 4시까지 여진이 287차례 발생했으며, 규모 4 이상 여진은 37차례에 달했다고 밝혔다.
앞으로 수주일 내에 규모 5가 넘는 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와 현지 주민들이 불안에 떠는 것으로 전해졌다.
ssah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