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오빠 라인 좋아요" 신세대 듀오, 컬링 미래 밝혔다

입력 2018-02-10 21:58
[올림픽] "오빠 라인 좋아요" 신세대 듀오, 컬링 미래 밝혔다

"4년 뒤 베이징에서는 무조건 메달" 전망



(강릉=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비록 4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지는 못했지만, 장혜지(21)-이기정(23)은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메달 기대주로 확실한 눈도장을 찍었다.

한국 최초의 믹스더블(혼성 2인조) 컬링 국가대표인 장혜지-이기정은 처음 출전한 올림픽 기간에도 급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번 올림픽 믹스더블 컬링 최연소 듀오인 이들의 패기와 성장에 팬들도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장혜지-이기정은 지난 8일 예선 1차전에서 핀란드를 격파하며 대표팀에 첫 승리를 안기는 등 2018 평창동계올림픽 분위기를 띄우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비록 예선 6차전까지 2승 4패를 기록, 7차전을 남겨두고 4강 진출은 물거품이 됐지만, 세계 최고 선수들을 끈질기게 물고 넘어지는 모습은 희망을 남겼다.

장혜지-이기정은 핀란드와 미국을 완벽히 제압하며 기권을 받아냈다.

중국과 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OAR)에는 패했지만, 밀리는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맹추격해 연장전까지 들어가는 끈질긴 투지를 보여 "졌지만 잘 싸웠다"는 찬사를 받았다.

첫 경기부터 만원을 기록한 관중은 장혜지-이기정의 플레이에 매료돼 매 경기 강릉컬링센터 관중석을 경기 후에는 박수를 쏟아냈다.

10일 오후 현 세계랭킹 1위 스위스에 패해 4강 진출에 실패했을 때도 관중은 장혜지-이기정에게 "잘했어요"라며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한국 컬링은 2014 소치동계올림픽 여자컬링에서 처음으로 올림픽 무대를 밟았다.

소치 대회에서 여자컬링 대표팀은 "언니 괜찮아요", "언니 잘했어요" 등 서로 도닥이는 말을 유행어처럼 남기며 좋은 인상을 남겼다.

믹스더블 컬링은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처음 올림픽 종목으로 합류해 더욱 낯선 종목이다.

혼성 종목인 믹스더블에서는 "오빠 라인 좋아요"라는 말이 자주 등장했다.

이기정이 투구나 스위핑을 할 때 장혜지는 하우스에서 스톤의 주행 코스를 읽으며 한 말이다.

둘은 파트너가 샷에 실패해 아쉬운 표정을 지으면 손을 내밀어 하이파이브로 기를 되살려줬다.

짜릿한 승리를 거뒀을 때는 물론 졌을 때도 밝고 유쾌하게 인터뷰에 응해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비록 첫 올림픽에서는 메달의 꿈을 이루지 못했지만, 이들은 명백한 컬링의 미래로 인정받았다.

남자컬링 국가대표 후보 감독인 김대현 서울체고 감독은 "장혜지-이기정은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는 무조건 메달을 기대할 정도로 폭풍 성장했다"고 평가했다.

김 감독은 "어린 선수들은 올림픽에 처음 올라가면 보통 긴장한다. 그러나 장혜지-이기정은 오히려 경기를 즐겼다. 관중과 계속 소통했다. 이 경험은 큰 자산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어 "4년 후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는 무조건 메달을 딸 것이다. 평창동계올림픽은 이들이 세계적인 팀으로 도약하는 계기가 됐다"고 밝혔다.

abb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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