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남북 단일팀 경기에 뜬 北응원단…"힘내라!" 목청 높여
(강릉=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 "힘내라! 힘내라!"
10일 저녁, 평창동계올림픽 여자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의 역사적인 첫 경기가 열린 관동하키센터에 카랑카랑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남북 단일팀을 응원하러 온 북한 응원단의 목소리였다.
북한 응원단은 이날 관동하키센터 관중석에 등장해 여자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과 스위스 대표팀의 조별리그 1차전을 응원했다.
이들은 경기가 시작되기 40분 전인 오후 8시 30분부터 관동하키센터 관중석에 모습을 드러냈다.
북한 응원단의 절반인 약 100명은 강릉 아이스 아레나에서 북한 선수가 출전한 남자 쇼트트랙 1,500m 경기 응원을 마치고 관동하키센터로 이동했고 나머지는 숙소인 인제 스피디움에서 바로 관동하키센터에 왔다.
모자 달린 빨간색 체육복 상·하의를 입은 북한 응원단은 관중석 여러 곳에 수십 명씩 무리를 지어 나눠 앉았다. 자리를 일찍 예약하지 못해 한 곳에 앉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러 곳에 나뉘어 앉았지만, 이들은 리더의 지휘에 맞춰 한 몸과 같이 질서정연한 동작으로 남북 단일팀을 응원했다. 단일팀 선수가 스위스 골문을 향해 질주하면 이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한반도기를 흔들고 한목소리로 환호하며 힘을 보탰다.
독특한 소품을 준비해와 다양한 볼거리를 선보이기도 했다. 작은 한반도기를 흔드는가 하면 탬버린을 꺼내 경쾌하게 두드렸다. 가면을 꺼내 얼굴을 가리고는 응원가 리듬에 맞춰 몸을 좌우로 흔들기도 했다. 체육복 상의에 달린 흰색 모자를 동시에 쓰기도 하고 벗기도 하며 시각적 효과를 연출했다.
경기가 시작되기 전 일부 관중은 북한 응원단 주위에 모여들어 스마트폰 카메라로 사진을 찍는 등 큰 관심을 보였다. 응원단 앞에서 한반도기를 흔들며 환영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방남 중인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최휘 국가체육지도위원회 위원장,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등과 함께 경기를 관람했다.
북한 응원단은 지난 7일 경의선 육로로 방남해 강원도 인제 스피디움을 숙소로 쓰며 응원 준비를 해왔다. 이들은 지난 8일 북한 선수단 입촌식에 취주악단을 보내 첫선을 보였다.
북한 응원단은 앞으로 남북 단일팀과 북측 선수뿐 아니라 남측 선수도 응원하며 평창올림픽의 남북 화해 분위기를 한껏 띄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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