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컬링, 스위핑하다가 스톤 건드리면 어쩌지?

입력 2018-02-10 15:57
[올림픽] 컬링, 스위핑하다가 스톤 건드리면 어쩌지?



(강릉=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컬링 믹스더블(혼성 2인조) 이기정이 맹렬히 얼음 바닥을 닦아내며 상대 스톤 옆을 아슬아슬하게 지나갈 때, 지켜보는 사람들은 ''저러다 상대 스톤을 건드리면 어쩌나?' 걱정하기도 한다.

다행히 장혜지-이기정이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상대 스톤을 발이나 브룸으로 건드리는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다.

투구할 때를 제외하면, 컬링에서 스톤은 스톤만이 움직일 수 있다.

김대현 서울체코 컬링 감독(국가대표 남자 후보팀 감독)은 스위핑 중에 발이나 브룸으로 다른 스톤을 친 경우, 주행하던 스톤을 경기에서 빼야 한다고 설명했다.

옮겨진 스톤은 원위치로 돌려놓으면 된다.

스톤을 제자리로 옮길 때는 상대에게서 위치 확인을 받아야 한다.

장혜지-이기정의 경기에서 스톤이 무효 처리된 경우는 발생했다.

지난 8일 중국과 벌인 예선 2차전 3엔드에서 한국의 4번 샷이 무효 선언됐다.

1·5번째 샷을 담당하는 장혜지가 4번째 샷을 던졌기 때문이다. 2∼4번째 샷은 이기정이 던져야 했다.

10일 예선 5차전에서는 장혜지-이기정와 맞대결한 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OAR)의 스톤이 제거됐다.

8엔드에서 OAR의 아나스타샤 브리즈갈로바가 호그라인(투구 지점에서 약 10m 거리에 있는 가로선)을 침범했기 때문이다.

스톤을 던질 때는 호그라인 앞에서 핸들을 놓아야 한다. 호그라인을 넘어서까지 핸들을 잡고 있으면 파울이 된다.

호그라인 침범을 하면 스톤에 빨간 불이 들어온다.

선수는 샷을 하기 전에 스톤을 옆으로 세워 밑바닥을 닦는다. 세웠던 스톤을 다시 바닥에 놓으면 스톤 위에 초록 불이 들어온다. 스톤이 활성화했다는 표시다.

스톤의 바닥을 닦는 행동에는 이물질 제거와 스톤 활성화 두 가지 목적이 있다.

선수는 스톤을 던지기 전에 활성화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야구에 좌타자, 우타자가 있듯이 컬링도 왼손잡이와 오른손잡이를 구분한다.

스톤을 던질 때 발을 구를 수 있도록 얼음 위에 솟아 있는 장치를 '핵'이라고 한다.

핵은 2개가 나란히 놓여 있는데, 오른손잡이는 왼쪽 핵을, 왼손잡이는 오른쪽 핵을 디뎌야 한다. 반대로 밟으면 파울이 된다.

한편 컬링에는 다양한 규칙이 있지만, 다른 종목과 비교해 심판이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않는다.

김 감독은 "한국 믹스더블 팀이 샷 순서를 헷갈리는 실수를 했을 때, 중국 선수가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더라면 그냥 넘어갔을 수도 있다"며 "컬링은 기본적으로 예의를 중요시하는 신사적 스포츠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경기에서 크게 지고 있는 팀은 상대에 '굿 게임'(Good game)이라고 인사하며 기권 의사를 표하는 것이 예의다.

장혜지-이기정은 이번 올림픽에서 핀란드와 미국의 기권을 받아냈다.



abb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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