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남북 하키단일팀 냉전관계 녹일까" 외신 주목
"대결보다 화해 수단이 된 올림픽"…결성과정의 갈등도 소개
(서울=연합뉴스) 한상용 기자 = 남북 여자아이스하키 단일팀이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한반도의 긴장 완화에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외신들이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9일자 보도에서 '아이스하키 단일팀이 싸늘한 남북 관계에 활기를 띠게 할 수 있을까'란 제목의 기사를 통해 10일 첫 경기를 치르는 남북 아이스하키 단일팀의 메시지와 영향력 등을 분석했다.
이 매체는 먼저 이번 하키단일팀이 평화를 도모하는 기조 아래 구성된 점에 주목하며 이 팀의 구성이 이례적이라고 지적했다.
가디언은 "수십년 동안 올림픽은 국제정세보다 스포츠에 집중하기 위해 정치를 피해왔으나, 이번 단일팀은 형식적으로는 아직 전쟁 중인 이웃들 사이에 평화를 증진한다는 기치 아래 조합된 까닭에 그 정치적 메시지를 부인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남북 정부 대표단이 두 국가를 가르는 비무장지대에서 논의를 거쳐 단일팀을 구성했다는 배경도 소개했다.
가디언은 이번 올림픽이 반목해오던 남북한에 대결보다 화해를 위한 수단이 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한국이 1988년 서울올림픽을 개최했을 때 참석을 거부한 북한이 그 올림픽이 열리기 몇 달 전 국제사회에 겁을 주려고 KAL기를 폭파한 과거를 들어 남북한이 30년간 먼 길을 걸어왔다고 소개했다.
이 같은 파격적인 메시지가 있음에도 남북 단일팀이 당장 올림픽 실전에서는 고전할 수 있다고 이 매체는 전망했다.
이 단일팀이 세계랭킹에서 상위권에 속하지 않은 데다 한국팀도 이미 약체로 분류돼 있다는 게 그 이유다.
단일팀 첫 상대인 세계랭킹 6위 스위스 대표팀과의 힘든 일전이 예고된다. 한국은 세계랭킹 22위, 북한은 25위다.
아이스하키 단일팀 구성에 따른 한국 내 논란도 거론됐다.
다수의 한국인은 수년간 훈련을 해 온 선수들이 정치 명분 아래 경험이 부족한 북한 선수들에게 기회를 양보해야 하는 상황에 불만을 제기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존 딜러리 연세대 교수는 이번 단일팀 구성을 두고 "가장 적합한 표현은 희열의 물결이 있다는 게 아니라 상반된 감정이 있다는 것"이라고 가디언에 말했다.
딜러리 교수는 이어 "일반적으로 올림픽에 참가하는 북한의 전체적인 콘셉트에 관해 긍정적 시각이 있지만, 구체적인 면에선 높은 수위의 모순, 하키팀 구성에 관한 불공정성의 정서도 있다"고 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도 이날 보도에서 개회식 때의 남북한 동반 입장이 평화에 대한 희망을 권하고 있다고 분석하면서도 북한 여자아이스하키 선수들이 막판에 한국 팀에 합류한 것에 대한 반발도 있다고 전했다.
여자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은 10일 강릉 관동하키센터에서 스위스 대표팀과 첫 경기를 치른다.
한국 대표팀 선수 23명은 지난달 25일 북한 선수 12명과 처음 만나 호흡을 맞춰 왔다. 단일팀은 푸른색 한반도 형상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으며 단일팀 축약어로 'COR'를 쓸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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