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도움 뿌리친 대만, 지진현장서 실종 중국인가족 수색 총력

입력 2018-02-10 11:44
중국 도움 뿌리친 대만, 지진현장서 실종 중국인가족 수색 총력

대만 여행 간 베이징 일가족 5명 실종…생존 가능성 점차 희박



(상하이=연합뉴스) 정주호 특파원 = 대만이 화롄(花蓮) 지진의 유일하게 남은 실종자들인 중국인 일가족 5명 수색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들 가족은 지난 6일밤 대만 화롄(花蓮)을 강타한 지진으로 비스듬히 기울어진 윈먼추이디(雲門翠堤) 빌딩 2층의 퍄오량성훠(漂亮生活)여관 201호실에 묵고 있다가 연락이 끊긴 상태다.

10일 대만 연합보에 따르면 대만 특수수색대가 이날 새벽 4층과 3층의 바닥에 구멍을 뚫어 이들이 묵고 있던 201호실에 다다랐지만 현장 상황이 좋지 않아 이들 가족을 찾는데는 실패했다.

별다른 생존신호도 나타나지 않고 9일 자정으로 매몰자 생존 골든타임인 72시간이 지남에 따라 이들이 살아있을 가능성은 점차 옅어지고 있다.

실종된 중국인 일가족은 베이징을 출발해 대만을 찾았던 양제(楊捷·39)와 아내 딩서우후이(丁守·40), 딩씨의 부모, 12세 아들 양하오란(楊浩然) 3대 5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 베이징청년보는 양씨가 중국 핑안(平安)보험 베이징지사 직원으로 고객서비스 업무를 맡고 있다고 전했다. 양씨 직장 관계자는 "양씨의 실종 소식을 듣고 믿을 수 없었다"면서 "회사 차원에서 대만 당국과 소통하며 양씨 가족과 관련된 소식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일찌감치 중국의 구조대 파견 제안을 거절했던 대만은 중국인 피해가 큰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곤혹스러운 기색이 역력하다.

이들 중국인 가족의 실종 외에 이번 지진으로 인한 사망자 12명 가운데 중국 국적자는 4명에 이른다.

중국 당국도 사태 추이를 주시하고 있다. 실종자 가족이 거주하고 있는 베이징시의 차이치(蔡奇) 당서기와 천지닝(陳吉寧) 시장은 양제 가족의 친척들에게 위로의 뜻을 전하고 이들이 대만에 가서 사고 수습을 할 수 있도록 협조를 아끼지 말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이날 오전 양제의 동생 부부가 베이징시 대만판공실 부주임의 대동으로 대만 현지에 도착했다.

차이잉원(蔡英文) 총통은 9일 저녁 자신의 트위터에 간체자로 "우리는 어떤 희망도 포기할 수 없다. 인도주의적 구조 문제에서 양안(兩岸·중국과 대만)은 어떤 거리감도 없고 최대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며 "양안 모두 이들을 위해 기도하자"고 썼다.

대만 대륙위원회 추추이정 대변인은 앞서 중국의 제안을 거절하면서 "중국이 화해의 손길을 내민 제안에 감사하다"면서도 "(구조를 위한) 인력과 자원이 충분하다"고 밝힌 바 있다.

대만은 그러면서도 일본의 수색구조대 지원은 받아들였다. 한국, 미국, 영국, 한국 등 55개국이 위문과 함께 구조 협조의 뜻을 전해왔으나 대만은 싱가포르의 구호물자 제공만을 받아들였을 뿐이다.

싱가포르 연합조보는 사평을 통해 대만이 생존 골든타임을 이미 놓쳤을 뿐만 아니라 '지진 소통'을 통해 중국과의 관계를 회복할 계기도 놓쳤다는 아쉬움이 든다고 평했다.



joo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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