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왕발' 하형주 "역사적 순간을 함께해 영광"
"김연아의 성화 점화 예상했지만 감동적 장면이었다"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 2002년 부산아시안게임 때 북한의 여자유도 영웅 계순희와 나란히 성화를 점화했던 하형주(56) 동아대 교수는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역사적인 순간을 함께해 영광스러웠다고 감회를 전했다.
1984년 LA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출신의 '왕발' 하형주 교수는 9일 밤 평창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개회식에서 한국 스포츠 역사에서 금자탑을 세운 이승엽(야구), 황영조(마라톤), 박세리(골프) 등과 대형 태극기를 들고 입장했다.
하 교수는 10일 연합뉴스와 전화 통화에서 "내 생애에서 국내 개최 마지막 올림픽이 될 그 역사적인 공간에서 한국 체육사의 한 획을 그은 후배들과 함께 태극기를 들게 돼 영광이었다"면서 "태극기를 드는 마음이 숙연했고, 열심히 달려온 삶을 인정받은 것 같아 감사했다"고 말했다.
그는 '피겨여왕' 김연아의 성화 점화에 대해서도 벅찬 감격을 전했다.
부산아시안게임 때 계순희와 남남북녀(南男北女)로 공동 점화했던 하 교수는 "성화 점화까지 스토리가 잘 구성된 것 같다. 단일팀을 이룬 남북 여자아이스하키 선수 2명이 나란히 슬로프 계단을 올라가 김연아에게 전달하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면서 "김연아가 우아한 연기에 이어 불을 붙이는 모습은 피겨여왕 그대로였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내가 LA 올림픽 딴 금메달은 1인당 GNP(국민총생산) 8천달러 시대에 나온 것이라면 김연아의 금메달은 2만5천달러 시대에 딴 5만 달러 이상 가치가 있는 금메달이었다"면서 "김연아를 점화자로 예상했지만 불을 붙이는 순간은 감동 그 자체였다"고 강조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모교인 동아대의 예술체육대학장을 맡았기 때문에 본연의 임무인 제자들 지도에 전념하고, 여력이 있으면 지역 발전에도 기여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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