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영국 언론 "펜스, 김영남 피해 만찬 건너뛰어"

입력 2018-02-09 23:48
[올림픽] 영국 언론 "펜스, 김영남 피해 만찬 건너뛰어"

"외교와 폭죽 속 개막…북 고위대표단 전례 없는 화해 제스처"

(런던=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 9일 평창올림픽 개막식을 전하는 영국 주요 언론들은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을 피해 문재인 대통령 주재 리셉션 만찬을 건너뛰었다는 사실을 부각했다.

공영방송 BBC는 온라인판에서 개막식 소식을 전한 첫 보도에서 "펜스 부통령이 평창에서 북한 대표단들과 만찬을 건너뛰다"는 제목으로 펜스 부통령이 김영남 상임위원장과 헤드테이블에서 함께하게 될 예정이었던 저녁을 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BBC는 펜스 부통령이 리셉션 행사장에 입장해 김영남 상임위원장을 뺀 채 다른 나라 정상급 인사들과만 악수한 채 5분 뒤 행사장을 떠났다고 전했다.

또 펜스 부통령이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과 잠깐 조우했지만 직접 얼굴을 마주치는 것을 피하려고 했다고 전했다.



진보 일간 가디언 역시 "펜스 부통령이 북한 관리들을 무시하고 올림픽 저녁(리셉션 만찬)을 건너뛰었다"는 같은 제목을 뽑았다.

가디언은 이어 북한 대표단에 김여정이 포함돼있는데 김여정은 한국전쟁 이후 한국을 방문한 북한 지배 '왕조'의 첫 인물이 됐다고 했다.

아울러 김영남과 김여정이 문 대통령과 함께 개회식에 참석한 모습은 한 달 전에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장면이라며 올림픽을 계기로 한 외교적 화해의 신호라고 전했다.

보수 일간 더타임스는 온라인판에서 "외교와 폭죽 속 올림픽 개막"이라는 제목으로 개회식 소식을 전하면서 문 대통령과 김여정이 악수하는 사진을 최상단에 올렸다.

더타임스는 "동계올림픽이 개막식 불꽃놀이만큼이나 촘촘하게 짜인 외교 속에서 개막했다"면서 "3만5천 명 규모의 스타디움에서 문 대통령이 김정은의 여동생 김여정과 악수를 했다"고 전했다.

신문은 김여정과 김영남은 한국을 방문한 최고위급 인사로 "전례 없는 외교적 개입의 제스처"라고 풀이했다.

신문은 이어 펜스 부통령은 탈북자들과 면담 천안함 기념관 방문 등 북한 정권의 잔혹성과 억압을 비난하는 행보를 이어갔다고 소개했다.



jungw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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