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다크호스' 장혜지-이기정, 판도 흔들고 4강 오를까
4강 판도 열쇠 쥐고 경기마다 성장 중
(강릉=연합뉴스) 최인영 기자 = 2018 평창동계올림픽 미디어 정보 사이트 '마이 인포2018'은 일찍이 한국의 믹스더블(혼성 2인조) 컬링 대표 장혜지(21)-이기정(23)을 다크호스로 꼽은 바 있다.
믹스더블 컬링 경기가 시작하기 전인 지난 7일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한국의 장혜지-이기정은 다크호스로 여겨지고 있다"고 소개한 것이다.
미국 믹스더블 컬링 대표 맷 해밀턴은 지난 6일 공식 기자회견에서 "우리(미국)와 캐나다, 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OAR)가 4강에 오를 것 같다. 마지막 자리 경쟁이 치열할 텐데 스위스가 되지 않을까"라면서도 "하지만 다른 팀들도 좋다. 한국은 작년 여름부터 먼 길을 왔는데 그들도 잘한다"며 한국의 잠재력을 견제했다.
실제로 장혜지-이기정은 이번 올림픽 복병으로 떠올랐다.
지난 8일부터 이틀간 4차례 예선 경기가 펼쳐진 가운데 장혜지-이기정은 2승 2패로 8팀 중 단독 5위에 올라 있다.
이제 3번의 예선 경기가 남았다. 10일 OAR과 스위스, 11일 캐나다와 맞붙는다.
모두 3승 1패로 노르웨이와 함께 공동 1위에 올라 있는 팀이다.
장혜지-이기정이 4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려면 이들을 잡아야 한다.
장혜지-이기정과 이들 팀의 경기 결과는 4강 판도도 뒤흔들 전망이다.
장혜지-이기정 뒤로는 중국과 미국이 1승 3패로 공동 6위를 형성하고 있고, 핀란드가 4패로 최하위에 그쳐 있다. 모두 한국과 이미 겨룬 팀들이다.
장혜지-이기정은 약체 핀란드에 9-4로 완승하며 쾌조의 출발을 했지만, 2차전에서는 중국에 연장 접전 끝에 7-8로 석패했다.
크게 밀리는 상황에서도 매서운 뒷심으로 막판 동점을 만들며 끈질긴 승부를 펼친 덕에 '졌지만 잘했다'는 찬사를 받았다.
3차전에서는 노르웨이에 시종일관 끌려다니며 3-8로 대패했다. 그런데 이어서 열린 4차전에서는 미국을 완벽히 압도하며 9-1 기권승을 받아냈다.
언제 어디서는 3∼4득점으로 흐름이 뒤바뀔 수 있다는 것이 컬링 믹스더블의 묘미라고 하지만, 장혜지-이기정의 경기 결과는 더욱 예측하기 어렵다.
이들은 이 대회 최연소 컬링 믹스더블 조로 올림픽 경험도 이번이 처음이다.
두뇌 싸움이 가미된 스포츠인 컬링에서 연륜이 적다는 것은 약점으로 꼽힐 수 있다.
또 다른 7개 팀이 자력으로 출전권을 따낸 것과 달리 이들은 개최국 자격으로 출전권을 얻었다.
올림픽 경기를 치를 때마다 장단점을 파악하며 현재진행형으로 성장하고 있다.
애초 이들은 5승 2패로 4강에 오르는 것을 목표로 잡았다. 강호들과의 남은 예선을 모두 이겨야 달성 가능한 목표다.
하지만 장혜지-이기정은 예선을 치르면서 '과욕에 되레 발복을 잡힐 수 있다'는 점을 깨달았다.
이들은 "4강에 집착하기보다 이 순간에 집중하면 (4강 진출)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마음을 다잡았다.
장혜지-이기정이 한층 성숙해진 모습으로 진정한 다크호스 면모를 뽐낸다면 한국 컬링 역사상 최초의 올림픽 메달도 가까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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