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핵태세 검토보고서 평가 놓고 러·일 신경전
(서울=연합뉴스) 이해영 기자 = 러시아와 일본이 미국의 새로운 '핵 태세 검토보고서'(NPR) 평가를 둘러싸고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마리아 자카로바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은 모스크바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상이 8일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핵 세계를 불안정하게 만들고 있는 건 미국이 아니라 러시아"라고 발언한 데 대해 "군사적, 정치적 분야에서 러·일 양국의 신뢰양성이라는 우선 과제에 맞지 않는 발언"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평화조약을 포함한 양국관계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고노 외상은 중의원 예산위에서 "현재 핵 세계를 불안정하게 하는 건 미국이 아니라 소형 핵무기 개발 등을 추진하고 있는 러시아"라고 말했다.
러시아는 쿠릴 4개섬(일본명 북방영토) 문제를 비롯, 일본과의 평화조약 체결을 위한 협상 등에 관심을 보이면서도 일본의 미국제 신형 미사실 요격 시스템 '이지스 어쇼어'도입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는 등 미·일 동맹에 대한 경계심을 감추지 않고 있다.
NHK는 자카로바 대변인의 발언이 평화조약 체결과 북방영토 문제 등을 둘러싼 양국관계를 내세워 일본 측을 견제한 것으로 풀이했다.
자신의 발언에 대한 러시아 측의 비판에 대해 고노 외상은 9일 미국 측의 견해를 소개한 것으로 비판받을 일이 아니라고 밝혔다. 고노 외상은 "미국이 새로운 핵전략에서 말하고 있는 걸 소개한 것"이라고 전제, "내게 말할 게 아니라 미국에 말하라. 내가 (미국의) 새 핵전략 보고서 작성에 관여한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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