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한 유랑자의 세계·자화상의 비밀·파리의 여자들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 한 유랑자의 세계 = 쉬즈위안 지음. 김태성 옮김.
중국의 국가, 사회, 경제에 두루 비판적 목소리를 내온 지식인 쉬즈위안의 '국가 3부작' 중 마지막 작품.
저자는 1권 '미성숙한 국가'에서 중국 100년의 역사를 돌아보며 국가의 현재를 읽어냈고, 2권 '나는 내 나라가 낯설다'에서 중국뿐 아니라 대만도 아우르며 민중의 삶을 그려냈다.
이번 책에는 인도, 러시아, 독일, 이집트, 영국, 미얀마 등을 돌면서 국경의 바깥에서 개인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그리고 국가의 존재는 이들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관찰한 결과를 담았다.
이봄. 456쪽. 2만 원.
▲ 자화상의 비밀 = 로라 커밍 지음. 김진실 옮김.
저자는 다양한 매체를 거쳐 1999년부터 영국 시사주간지 '옵서버' 미술평론가로 활약 중이다.
원제가 '세상을 향한 얼굴'(A Face to the World)인 책은 알브레히트 뒤러, 렘브란트 반 라인, 반 고흐, 에드바르 뭉크, 앤디 워홀 등 수많은 예술가의 자화상들을 살펴보면서 그 속에 담긴 드라마를 읽어낸다.
이를 통해 1905년 발생한 뒤러 자화상 훼손 사건에서 추측할 수 있듯이 왜 자화상은 왜 사람들의 시선을 끄는 것인지, 작가들은 자신의 가장 내밀한 모습을 어떻게 드러냈는지, 자화상은 우리를 어떻게 모방하는지 등을 설명한다.
작가는 "자화상은 자아를 드러내야 하는 작가에 대한 요구이면서 풍부한 자아 인식의 산물이기도 하다"라면서 "그런 면에서 예술에서 가장 뿌리 깊으면서도 가장 앞선 회화 형태"라고 평가했다.
아트북스. 504쪽. 3만 원.
▲ 파리의 여자들 = 장미란 지음.
1980년대 파리에서 유학했고 2002년부터 10년간 파리 생활을 했던 사회학자 정수복·심리학자 장미란 부부가 각각 파리 생활, 여성을 저술한 책을 문학동네를 통해 내놓았다.
여성운동가이기도 한 장미란은 '파리의 여자들'에서 문학 형식을 통해 다양한 프랑스 여성들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두 번째 파리 체류 기간에 프랑스 여성운동 현장을 누비고 여성학 연구팀에 합류해 여성들을 인터뷰한 경험이 책 집필을 결심하는 계기가 됐다.
아파트 관리인 라시다, 귀족 출신의 테레즈, 스페인에서 망명 온 공화주의자 딸 마농, 아를의 번역가 클레르, 동유럽과 러시아에서 젊은 시절을 보낸 뒤 파리에 정착한 제르멘 등 다섯 여성이 책의 주인공이다.
저자는 "프랑스 여성들은 여성으로서의 정체성을 확실히 갖고 있었다"라면서 남성과 다른 여성다움을 강조하면서 동시에 남녀평등을 주장하고 있다고 소개한다.
남편 정수복의 '파리 일기'는 파리 정착 초기 썼던 일기 원고를 간추린 것으로 소소한 일상 속에서 유목민으로 사는 삶, 인문학의 존재 이유 등을 숙고한다.
파리의 여자들. 376쪽. 1만6천 원.
파리일기. 316쪽. 1만6천500원.
aira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