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문학가 송기숙 중단편전집 '백의 민족' 등 5권 출간
(서울=연합뉴스) 임미나 기자 = '녹두장군' 등 민중의 삶을 녹인 작품들로 유명한 소설가 송기숙(83)의 중단편 전집이 창비에서 출간됐다.
'백의 민족', '도깨비 잔치', '어머니의 깃발', '개는 왜 짖는가', '들국화 송이송이' 등 5권이다.
작가는 주로 장편 및 대하소설로 잘 알려졌지만, 중단편 작업도 왕성하게 해왔음을 이번 전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번 전집에는 기존에 나온 여덟 권의 소설집에 수록된 작품 중 콩트에 해당하는 열네 편을 제외하고 그간 누락된 네 편의 중단편을 추가해 총 48편을 묶었다.
그 중 '영감님 빠이빠이'를 '영감님 불속으로'로, '재수 없는 금의환향'을 '김복만 사장님 금의환향'으로, '물 품는 영감'을 '뚱바우영감'으로, '산새들의 합창'을 '보리피리'로 바꿨다.
송기숙의 이런 중단편 작품들은 국가 권력의 광기와 폭력을 드러내거나 한국전쟁과 분단의 상처로 인한 민초들의 삶, 암울한 시대 분위기 속에서도 현실 규범에 나름대로 맞서는 민중의 해학적인 모습 등을 그렸다. 1990년 이후 가장 최근의 작품들을 모은 5권 '들국화 송이송이'는 도시 자본의 농촌 유입, 농촌고령화와 조손가정 증가 등 농촌의 현실을 다뤘다.
문학평론가 염무웅은 "송기숙 문학의 진정으로 뛰어난 점은 그가 인간 심성의 원초적 바탕에 대해 단지 낙관과 신뢰를 가지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실제의 역사적 상황 속에서 어떻게 당면한 사회적 조건들과 부딪치면서 구체화되어 왔는가를 끊임없이 소설적으로 묻고 있다는 사실"이라고 분석했다.
전남 완도에서 태어나 전남대 국문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1965~66년 '현대문학'에 평론과 소설을 발표하며 등단한 그는 민주화 운동에 치열하게 참여해 두 차례 옥고를 치르기도 했다. 장편소설 '자랏골의 비가', '암태도', '은내골 기행', '오월의 미소', 대하소설 '녹두장군' 등 분단 현실과 민중의 삶을 깊숙이 파고든 작품들을 발표해 현대문학상, 만해문학상, 금호예술상, 요산문학상 등을 받았다.
전남대 국문과 교수로 오랫동안 교편을 잡았으며, 한국현대사사료연구소장,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 의장, 민족문학작가회의 이사장 및 상임고문, 5ㆍ18연구소장 등을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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