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간의 '지구촌 겨울대축제' 평창동계올림픽 개막 팡파르(종합)

입력 2018-02-09 22:30
수정 2018-02-09 22:30
17일간의 '지구촌 겨울대축제' 평창동계올림픽 개막 팡파르(종합)

세 번의 도전 끝에 개최한 첫 동계올림픽·30년 만의 안방올림픽

역대 최다 92개국 선수 2천920명 참가…태극전사 145명 종합 4위 목표

남북한 공동입장, 기수는 원윤종·황충금…'평화올림픽' 기대

예상대로 '피겨 여왕' 김연아가 성화 점화



(평창=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 세 번의 도전 끝에 개최에 성공한 지구촌 최대 겨울 스포츠 축제 동계올림픽이 마침내 우리나라 강원도 평창에서 막을 올렸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이 9일 오후 8시 강원도 평창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개회식과 함께 17일간의 잔치를 시작했다.

지난해 11월 1일 우리나라에 도착해 101일간 전국 2천18㎞를 달린 '모두를 빛나게 하는 불꽃'(Let Everyone Shine) 올림픽 성화는 최종 점화자 '피겨여왕' 김연아의 손을 거쳐 평창 하늘에 타올랐다.

강원도 평창·강릉·정선 일원에서 열리는 이번 평창 대회는 23번째 동계올림픽이다.

평창은 두 차례 유치 실패를 경험하고서 2011년 7월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열린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에서 2018년 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됐다.

우리나라에서 올림픽이 개최되기는 1988년 서울 하계대회 이후 30년 만이다.

아울러 1948년 스위스 생모리츠 대회에 처음 참가한 이후 70년 만에 동계올림픽을 개최하는 기쁨도 나누게 됐다.

우리나라는 평창올림픽 개최로 동·하계올림픽, 월드컵축구대회,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등 세계 4대 스포츠 이벤트를 모두 연 세계 5번째 나라가 됐다.

우리보다 앞서 이를 이룬 나라는 프랑스·독일·이탈리아·일본이었다.



'하나 된 열정'(Passion. Connected)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치르는 평창올림픽에는 총 92개국에서 2천920명의 선수가 참가한다.

참가 국가와 선수 수에서 모두 동계올림픽 사상 최다였던 2014년 러시아 소치 대회(88개국 2천858명)를 넘어섰다.

우리나라도 15개 전 종목에 걸쳐 선수 145명과 임원 75명 등 총 220명으로 역대 최대 규모의 선수단을 꾸렸다.

에콰도르를 비롯해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에리트레아, 코소보, 나이지리아 등 6개국은 평창에서 첫 번째 동계올림픽을 치른다.

소치올림픽에서 국가 주도로 도핑 스캔들을 일으킨 러시아 선수단은 IOC의 엄격한 검증을 통과한 168명의 선수만 '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OAR) 소속으로 참가했다.

평창 대회는 동계올림픽 역사상 100개 이상 금메달이 걸린 최초의 대회다. 선수들은 평창에서 소치 대회보다 4개 늘어난 총 102개의 금메달을 놓고 4년간 키워온 기량을 겨룬다.

소치 대회 종목 중에서 스노보드 평행회전(남·여)이 제외되고 스노보드 빅에어(남·여), 스피드스케이팅 매스스타트(남·여), 알파인스키 혼성 단체전, 컬링 믹스더블이 새로 추가됐다.

우리나라는 안방에서 열리는 대회인 만큼 금메달 8개, 은메달 4개, 동메달 8개 등 20개의 메달을 획득해 역대 최고인 종합 4위에 오르겠다는 야심 찬 목표를 세웠다.



개회식 공연에서는 강원도에 사는 다섯 아이가 과거와 미래를 탐험하며 평화에 대한 답을 찾아 나서는 과정을 동화 같은 판타지로 펼쳐냈다.

2시간 20분가량 진행된 개회식에서 전달하려 했던 핵심 메시지는 '행동하는 평화'(Peace in motion)다. 한국인이 보여준 연결과 소통의 힘을 통해 세계인과 함께 행동으로 평화를 만들어 나가겠다는 의지를 담아내고자 했다.

마지막 남은 분단국가에서 열리는 평창올림픽에 북한이 참가하면서 이번 대회는 더욱더 평화와 화합의 올림픽 정신에 부합한 '평화올림픽'으로도 기억될 전망이다.

북한은 피겨스케이팅을 포함한 5개 종목에서 선수 22명, 임원 24명 등 총 46명을 파견했다.

남북한은 여자아이스하키에서 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단일팀을 구성해 10일 스위스와 첫 경기를 치른다.

이날 개회식 식전행사에서는 북한 주도로 발전한 국제태권도연맹(ITF) 소속의 북한 태권도 시범단과 한국 중심으로 성장한 세계태권도연맹(WT) 시범단의 합동공연이 펼쳐졌다.



골프 여왕 박세리, 프로야구 홈런왕 이승엽,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마라톤 금메달 황영조 등 한국을 대표하는 스포츠 스타 8명의 손에 들려 개회식장에 모습을 드러낸 태극기가 게양된 뒤 참가국 선수단이 입장할 때 남북한은 다시 한 번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한국 봅슬레이 간판 원윤종과 여자아이스하키 단일팀의 북한 수비수 황충금이 함께 든 한반도기를 따라 남북한 선수단이 한데 어우러져 입장했다.

국제 스포츠 무대 개회식에서 남북 공동입장은 2000년 시드니 하계올림픽을 시작으로 역대 10번째이자 2007년 창춘 동계아시안게임 이래 11년 만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 등 내빈은 물론 관람객들까지 남북한 선수단에 기립박수를 보냈다.

이날 전용기편으로 방남해 개회식에 참석한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당 중앙위 제1부부장도 자리에서 일어나 박수를 치며 남북한 선수단을 맞이했다.



이후 이희범 대회조직위원장과 바흐 IOC 위원장의 인사말에 이어 문 대통령의 개회 선언과 함께 불꽃이 피어오르며 평창올림픽의 공식적인 개막을 알렸다.

성화 점화자는 베일에 꽁꽁 가려져 있었지만 예상을 벗어나지는 않았다.

2010년 밴쿠버 올림픽 피겨 금메달리스트인 세계적 스타 김연아가 개회식의 대미를 장식했다.

흰색 드레스에 스케이트를 신은 김연아는 여자아이스하키 단일팀의 박종아(한국)와 정수현(북한)으로부터 성화를 건네받은 뒤 '달항아리'를 모티브로 제작한 성화대에 화려한 불씨를 옮겼다.



hosu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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