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기 쉽게 다시 쓴 '3·1 독립선언문' 나왔다

입력 2018-02-09 08:01
알기 쉽게 다시 쓴 '3·1 독립선언문' 나왔다

반크, 한글·영어판 배포…정재환·박기범 재능기부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오등(吾等)은 자(玆)에 아(我) 조선(朝鮮)의 독립국(獨立國)임과 조선인(朝鮮人)의 자주민(自主民)임을 선언(宣言)하노라. 차(此)로써 세계만방(世界萬邦)에 고하야 인류평등(人類平等)의 대의(大義)를 극명(克明)하며 차(此)로써 자손만대(子孫萬代)에 고하야 민족자존(民族自尊)의 정권(政權)을 영유(永有)케 하노라…"

독립운동가들이 1919년 3월 1일 서울 인사동 태화관에 모여 선포한 독립선언문을 청소년과 외국인들이 알기 쉽게 한글과 영어로 다시 쓴 '3·1 독립선언문'이 온라인에 등장했다.

사이버 외교사절단 반크(박기태 단장)는 9일 독립운동가들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 제작한 꿈 사이트(kkum.prkorea.com)와 페이스북(www.facebook.com/vankprkorea)에 1919년 당시의 선언문과 이를 이해하기 쉽게 새로 고쳐 쓴 한국어와 영어판 선언문을 함께 올렸다.

"이제 우리는 우리 조선이 독립국임과 조선인이 자주민임을 선언한다. 이천만이 모두 마음속에 날카로운 칼을 품고, 인류 공통의 가치와 시대의 양심이 정의의 군대가 되고, 인륜과 도덕이 무기가 되어 우리를 지켜주는 오늘, 우리가 나아가 얻고자 하면 어떤 강적인들 물리치지 못할 것이며, 물러서서 계획을 세우면 어떤 뜻인들 펴지 못하겠는가…"

이처럼 누구나 쉽게 알 수 있는 문장으로 고쳐 쓴 이는 방송인이자 한글문화연대 공동대표인 정재환 씨이고, 영어 번역은 유명 영어강사인 박기범 한마디로닷컴 대표가 맡았다.

정 씨는 "1919년의 한국어를 2018년의 한국어로 바꾸는 것은 어휘나 문장에 조금 차이가 있을 뿐 번역은 아니다. 원문에 나오는 다소 어려운 표현을 요즘 세대에 편안한 말로 바꾸는 정도라고 생각하면 좋겠다"며 "우리가 후대에 무언가를 물려준다면 바로 3·1 운동의 정신일 것"이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이번 번역 작업을 통해 오천 년 역사 이래 처음으로 다른 민족에게 자유를 억압당하는 고통을 겪은 1919년 당시 한국인들의 독립을 향한 꿈과 대화를 할 기회를 얻었다"며 "독립을 향한 선조의 열정과 헌신에 감사하며 저의 부족한 번역이 그분들의 활동에 누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반크는 앞으로 15만 회원들을 통해 이 선언문을 SNS에 퍼트리기로 했다. 또 3·1 운동 10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와 함께 다음 주 인쇄물 1만 부를 발행해 전 세계 한글학교 교사와 재외동포 학생, 그리고 한국에 관심 있는 외국인들에게 배포할 계획이다.

오는 21∼26일 서울 용산구 서빙고로에 있는 국립중앙박물관 나들길(지하철 4호선 이촌역 2번 출구에서 박물관까지)에서 '우리가 바로 21세기 독립운동가'라는 주제로 연합뉴스와 공동개최하는 '2018 국가브랜드업(UP) 전시회'의 방문객에게도 나눠줄 예정이다.

박기태 단장은 "전 세계 75개 언어로 백과사전 등에 실린 미국 독립선언문처럼 우리의 3·1 독립선언문도 전 세계에 알려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쉬운 한국어와 영어로 번역했다"며 "젊은이들이 3·1 운동 정신을 제대로 알고 외국 교과서에서 일본 중심으로 뒤틀려진 한국 역사를 바로잡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ghw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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