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중진의원들, 최고-중진회의 재개 놓고 '정면충돌'(종합2보)

입력 2018-02-08 19:33
수정 2018-02-08 19:34
홍준표-중진의원들, 최고-중진회의 재개 놓고 '정면충돌'(종합2보)



한국당 중진 12명 "홍준표, 최고·중진회의 재개해야"

洪, 즉각 거부…"2∼3명이 주동해 느닷없이 요구, 어이없어"

(서울=연합뉴스) 김범현 배영경 기자 = 자유한국당 4선 이상 중진 국회의원 12명이 8일 그동안 중단됐던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 재개를 요청했지만, 홍준표 대표가 이를 즉각적으로 거부하면서 양측이 정면으로 충돌했다.

이들 12명의 의원은 이날 홍 대표에게 보낸 요청서에서 "대한민국이 위기"라며 "법을 초월한 정치보복, 국체를 흔드는 좌 편향 개헌, 한미동맹 균열과 한반도 위기를 자초하는 외교안보 정책 등 문재인 정부의 실기와 실책으로 대한민국은 단 한발도 미래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런 상황에서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조차 '보수 적통 정당'으로서 그 책임과 역할을 다하지 못한다는 세간의 민심에 심각한 우려를 금할 수 없다"며 "따라서 중진의원들은 구국과 구당의 마음으로 홍 대표에게 그간 중단되었던 최고·중진 연석회의 개최를 요청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요청서에 이름을 올린 중진의원은 심재철·이주영·정갑윤(이상 5선), 강길부·나경원·신상진·유기준·정우택·정진석·주호영·한선교·홍문종(이상 4선) 의원 등이다.

한국당 내 4선 이상 중진의원 20명 가운데 절반 이상인 12명이 요청서에 이름을 올린 것이다. 다만 최다선인 서청원(8선) 의원과 김무성(6선) 의원 등은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한국당은 그동안 매주 수요일 최고위원들과 국회의원 선수(選數)별 연석회의를 개최해왔으나, 지난해 8월 23일을 마지막으로 최고위원과 4선 이상 중진의원 연석회의를 소집하지 않았다.

또 지난해 12월부터는 최고위원과 선수별 국회의원 연석회의를 열지 않았다.

중진의원들의 이번 입장 발표는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의 재개를 요청하는 것을 넘어 홍 대표의 당 운영 방식에 대해 우회적으로 문제를 제기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홍 대표는 이를 즉각 거부했다.

홍 대표는 페이스북 글을 통해 "지난 7월 당 대표가 된 이래 수차례에 걸쳐 선수별·상임위별로 오·만찬을 통해 당내 의원들과 소통을 해왔다"며 "지금도 당 대표실은 항상 열려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런데 오늘 느닷없이 두세 명이 주동이 돼 최고·중진 연석회의를 요구하는 것을 보고 어이가 없어 한마디 한다"고 운을 뗐다.

홍 대표는 "앞으로 공개회의는 대여투쟁을 담당하는 김성태 원내대표가 주관해 수행키로 하고, 나는 지방선거에만 주력하기로 했다"며 "지방선거 때까지 의결을 요하는 사안만 (의결을 위해) 비공개 최고회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최고·중진회의라는 것은 당헌·당규에도 없는 것"이라며 "당 대표가 필요할 때 여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 대표는 또 명단에 이름을 올린 중진의원의 '면면'을 품평하기도 했다.

그는 '부패로 내사·수사를 받는 사람', '중진이면서 당협위원장에 떨어진 사람', '자기 상가(喪家) 안 왔다고 방송에 나가 당 대표를 공개 비난하는 사람', '원내대표 (경선에서) 꼴찌를 하고도 의원들이 왜 그런 결정을 했는지 반성하지도 않고 나서는 사람', '당이 어려운데도 지방선거에 나가지 않고 꽁무니 빼는 사람' 등의 표현을 나열하면서 "그런 사람들이 아직도 설치는 당이다"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홍 대표는 "각자의 위치에서 중진에 걸맞게 선당후사 하는 마음을 가지라"고 요구했다.

kbeomh@yna.co.kr

ykbae@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