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태평양함대, 핵잠수함 미사일 화력 현대화에 잰걸음

입력 2018-02-08 11:12
러' 태평양함대, 핵잠수함 미사일 화력 현대화에 잰걸음

국방차관 "2021년까지 '오스카 2급' SSGN 네 척 배치할 계획"

'항모 킬러' 칼리브르 순항미사일 20기 이상 적재, "큰 위협"

(서울=연합뉴스) 김선한 기자 = 한반도를 포함해 태평양과 인도양을 작전 해역으로 하는 러시아 태평양함대가 원거리에서 미 해군 항공모함 전단을 타격할 수 있도록 핵 추진잠수함 화력 현대화에 나섰다.

러시아 이타르타스 통신, 디플로매트 등 외신은 러시아 태평양함대가 개량형 오스카 2급 핵잠수함(SSGN) 네 척의 탑재 미사일 체계를 오는 2021년까지 최신예 초음속 3M-54 '칼리브르' 순항미사일로 교체해 배치할 계획이라고 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유리 보리소프 러시아 국방차관도 극동 지역의 즈베즈다 조선소를 방문한 자리서 이를 확인했다. 러시아 해군은 1980∼1990년대 모두 11척의 오스카 1급 핵잠수함을 건조해 이 가운데 8척을 북해함대와 태평양함대에 분산 배치했다.

오스카 1급 잠수함은 2000년 8월 북해함대 소속으로 11번 함인 쿠르스크 함이 바렌츠 해에서 훈련 도중 어뢰가 연쇄 폭발하면서 침몰해 승조원 118명이 전원 사망하는 비운을 겪은 후 사실상 건조가 중단됐다.

'949A 안테이 계획'(Project 949A Antey)으로 불리는 오스카 2급 SSGN은 수중배수량이 2만4천t으로 웬만한 소형 항모와 맞먹는다.



수중에서 최대 59㎞의 속도를 낼 수 있는 이 잠수함은 애초 미 해군 항모전단을 550㎞ 밖에서 타격할 수 있는 아음속 P-700 '그래니트'(Granit) 대함미사일을 24발까지 적재하도록 설계됐다.

그러나 작전 환경이 바뀌면서 대형 함정은 물론이고 지상표적까지 공격이 가능한 초음속 3M-54 칼리브르 미사일로 교체해 운영할 수 있도록 설계를 변경하고 운항 체계도 현대화하기로 했다.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가 3M14T나 3M14K로 이름 붙인 칼리브르 미사일 함대지 모델은 1천 마일(1천609㎞)∼1천500마일(2천414㎞)의 지상표적을 고폭탄두나 500kt급 핵탄두를 장착하고 적의 레이더망에 걸리지 않은 채 지상, 해상, 수중 표적을 정밀타격이 가능하다.

이타르타스 통신은 즈베즈다 조선소가 지난해부터 이르쿠츠크 함과 첼리야빈스키 함 등 두 척의 같은 급 SSGN 개량작업에 착수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디플로매트는 러시아가 예산 문제로 여러 차례 핵 잠수함전력 현대화 계획을 연기한 사실 등으로 비춰볼 때 오는 2021년까지 오스카 2급 SSGN 네 척을 태평양함대에 배치하겠다는 보리소프 차관의 발언이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리소프 차관은 또 즈베즈다 조선소가 보레이-A급 전략 핵잠수함(SSBN)의 개량작업과 수리작업도 조만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수중배수량 2만5천t인 보레이-A급은 사거리 1만㎞에 독립목표 재돌입탄두(MIRV)를 10발까지 탑재하는 '불라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최대 20기까지 적재할 수 있다. 미국의 미사일방어(MD) 체계를 '손쉽게' 뚫을 수 있는 것으로 전해진 불라바 탑재 핵탄두의 위력은 재래식 TNT 폭약 기준으로 각각 최대 15만t 규모다. 이는 히로시마 투하 원폭보다 12.5배나 크다.

태평양함대는 핵 잠수함과 킬로급 디젤 잠수함 등 모두 24척의 수중전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75척으로 구성된 러시아 전체 잠수함 전력의 3분의 1가량 된다.

sh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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