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정부-야권 대화 결렬…미, 석유수출 제재 압박

입력 2018-02-08 07:09
수정 2018-02-08 10:34
베네수엘라 정부-야권 대화 결렬…미, 석유수출 제재 압박



틸러슨 국무 "베네수엘라 석유수출 제재 결정 다가와"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정치·경제 위기를 해소하기 위해 베네수엘라 정부와 야권이 인근 국가들의 중재 아래 벌였던 대화가 결렬되자 미국이 베네수엘라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이고 나섰다.

7일(현지시간) 엘 나시오날 등 현지언론에 따르면 도미니카공화국 수도 산토도밍고에서 베네수엘라 정부와 우파 야권 연합 국민연합회의(MUD)가 벌인 협상이 결론 없이 끝났다.

양측은 작년 12월부터 수차례 협상을 벌였지만 대통령 선거 일정 등을 두고 끝내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베네수엘라 최고 헌법기관인 제헌의회가 오는 4월 말까지 대선을 치르도록 결정한 가운데 정부와 여권은 이르면 3월 8일 선거를 치르자고 주장했으나 야권은 경선을 통해 단일 후보를 선출하려면 시간이 필요한 만큼 6월 10일을 제안, 4월 22일로 타협안이 제시됐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협상을 중재한 다닐로 메디나 도미니카공화국 대통령은 "베네수엘라 정부와 여권 대표단이 전날 밤 귀국했다"면서 "대화가 무기한 휴회 상태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화 없이는 갈등이 풀릴 수 없다"면서 "양측이 조속히 대화 테이블로 복귀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앞서 베네수엘라 정부와 야권은 2016년 11월 교황청 등의 중재 아래 마르가리타 섬에서 국민소환 투표를 둘러싼 정국 대치 국면을 타개하고자 2개월가량 협상을 벌였으나 뚜렷한 결론을 내지 못했다.

당시 베네수엘라 정부는 대화를 이어가면서 화해 제스처로 여러 정치범을 석방하기도 했다.

베네수엘라 정부와 야권의 대화가 결렬된 가운데 미국의 압박도 한층 높아지고 있다.

중남미 5개국을 순방 중인 렉스 틸러슨 미 국무부 장관은 이날 마지막 순방국인 자메이카로 향하는 비행기에서 "베네수엘라에 대한 석유판매 제재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순간이 가까워졌다"고 밝혔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그러면서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가 지난주 베네수엘라산 석유 수출 제한에 따른 충격을 완화하기 위한 방안을 공동 연구하자는 데 합의했다고 덧붙였다.

미국은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이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독재를 펼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지만 베네수엘라 정부는 미국이 세계 최대 원유 매장량을 보유한 자국에서 사회주의 정권이 우파로 교체되도록 야권을 측면 지원하고 있다며 맞서고 있다.

penpia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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