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붙이고, 깨물고…바이애슬론 여전사가 추위와 싸우는 법
찬바람 막으려고 얼굴에 테이프 붙인 채 훈련 소화
(평창=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2018 평창동계올림픽 바이애슬론 종목 첫 공식 일정인 여자 스프린트 7.5㎞ 훈련이 열린 7일 알펜시아 바이애슬론센터.
훈련을 마친 선수들은 발걸음을 재촉해 건물 안으로 들어가기 바빴다.
한국 여자 바이애슬론 국가대표 문지희와 고은정, 안나 프롤리나 모두 "오늘 너무 춥다"며 총기 보관소로 향했다.
이날 여자 공식훈련은 오후 7시 45분부터 9시 45분까지 2시간 동안 진행됐다.
이 시간 평창군의 온도는 영하 13도, 체감온도는 영하 21도였다.
신병국 한국 바이애슬론 대표팀 코치는 "올해 유럽에서 전지 훈련하며 출전한 대회 대부분은 영하 5도에서 10도 정도에서 경기를 치렀다. 오늘 정도 날씨면 경기력에 영향을 줄 정도"라며 "바이애슬론 경기를 하는 데 가장 좋은 온도는 영하 5도 정도다. 너무 더워도 문제지만, 오늘 정도 기온이면 스키가 잘 안 나간다"고 설명했다.
이날 훈련을 소화한 선수들 가운데 절반가량은 얼굴에 잔뜩 테이프를 붙이고 나왔다.
피부색과 비슷한 테이프를 붙인 선수가 대부분이었고, 유니폼과 맞춘 색을 선택한 선수도 눈에 띄었다.
'발열 패치를 붙인 것이냐'는 질문에 신 코치는 웃으며 "그런 건 없다. 날씨가 하도 춥다 보니, 조금이라도 바람을 막아보려고 얼굴이 드러난 곳에 테이핑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관령의 혹한도 올림픽 무대를 눈앞에 둔 이들의 열정을 막을 수는 없었다.
선수들은 침과 콧물이 얼어붙은 것도 신경 쓰지 않고 묵묵히 앞으로 나가는 것에만 집중했다.
몇몇 선수들은 입에 하모니카처럼 생긴 것까지 물고 훈련을 소화했다.
신 코치는 "찬 공기를 다소 따뜻하게 만들어주는 호흡 보조기다. 저걸 차고 훈련하면 답답하지만, 기관지가 좋지 않아 찬 바람을 막아야 하는 선수는 물고 뛴다. 우리 선수들도 갖고 있지만, 오늘은 그대로 훈련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바이애슬론 여자 스프린트 7.5㎞ 경기는 10일 오후 8시 15분 이곳에서 열린다.
이번 대회 바이애슬론에는 총 11개의 금메달이 걸려 있다.
4bu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