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르도안 "오바마 터키에 거짓말, 트럼프도 되풀이"
바티칸 방문 후 귀국길서 미국정부 시리아정책 비난…"유엔 시리아회담, 성공적이지 않아"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시리아 정책을 놓고 미국의 전·현 대통령을 또 비난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6일(현지시간) 바티칸 방문을 마치고 복귀하는 길에 취재진에게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터키에 거짓말을 했고, 트럼프 대통령이 같은 길을 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군과 쿠르드 민병대 '인민수비대'(YPG)가 2016년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로부터 탈환한 도시 만비즈에서 철수키로 하고도 약속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YPG가 만비즈에 머무르지 않고 유프라테스강 동쪽으로 철수할 것이다'고 했으나 아직 실현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만비즈가 진짜 주인(아랍계)을 찾을 것"이라고 밝혀 만비즈 군사작적 가능성을 또다시 내비쳤다.
터키정부는 이달 중 터키를 방문하는 렉스 틸러스 미국 국무장관,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과 YPG 등 시리아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터키 외교장관은 터키 매체와 인터뷰에서 "양국 신뢰가 손상된 상태"라며 "틸러슨 장관과 함께 이 문제를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하고 우리가 기대하는 바를 말할 것"이라고 밝혔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유엔 주도의 시리아 평화회담이 성공적이지 못한 반면에 러시아 주도의 아스타나 회담이 더 많은 성과를 냈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유럽이 난민 지원에 60억유로를 부담하기로 약속하고도 9억유로만 집행됐다고 지적했다.
이번 이탈리아와 터키 정상은 안보·에너지 협력에 관해서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이탈리아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결정에 따라 시리아발 미사일 공격 방어력을 향상시키고자 터키 남부 카흐라만마라시에 방공시스템을 배치했다.
터키정부는 카흐라만마라시의 방공시스템 운용을 올해 9월까지 연장해 달라고 요청했고, 나토와 이탈리아가 이를 수용했다고 에르도안 대통령은 설명했다.
터키를 거쳐 아제르바이잔 천연가스를 이탈리아에 공급하는 프로젝트와 관련, 에르도안 대통령은 이탈리아 에너지기업 '에니'가 키프로스공화국의 지중해 에너지 개발에 참여한 것을 문제 삼았다.
그는 "에니가 민감한 문제에 걸려 있다는 점을 이탈리아에 전달했다"고 말했다.
그리스계 키프로스공화국은 북(北)키프로스튀르크공화국과 평화협상이 결렬된 후 독자적으로 지중해 에너지 개발에 나서 터키가 반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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