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지방 도시에 갑자기 에이즈 감염자 급증한 이유는?
"돌팔이 의사, 오염된 주사기로 환자들 HIV 감염시켜"
(서울=연합뉴스) 권영석 기자 = 인도의 무면허 의사가 오염된 주사기를 반복 사용해 환자들을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에 감염시킨 것으로 알려져 인도 보건 당국이 비상에 걸렸다.
미국 워싱턴포스트와 뉴욕타임스 등은 6일(현지시간) 인도 북부 우나오시 보건 당국자들의 말을 인용해 무자격 의사 라젠드라 야다브가 감염된 주삿바늘로 환자 40여 명에게 HIV를 옮겼다고 보도했다.
우나오시 보건 당국은 피해자가 더 있는지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자전거를 타고 다니는 40대 중반의 이 무면허 의사 체포에 나섰다.
우나오시에서는 지난해 7월부터 수많은 환자가 정부병원으로 찾아와 각종 질환을 호소하면서 경고음이 울렸다. 이들 중 10여 명의 환자는 HIV 양성반응을 보였다. 또 지난해 11월에는 13명이 추가로 HIV에 감염된 것으로 드러났다.
피해자들은 6살에 불과한 어린이에서부터 70대 노인에 이르기까지 나이를 가리지 않았으며 한 집에 6명이 한꺼번에 HIV에 전염되는 비극도 일어났다.
우나오시의 의료 총책임자인 초우다리는 "이들 모두가 그 무면허 의사로부터 치료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렇게 많은 사람이 HIV에 걸린 원인 중의 하나는 그 무면허 의사 때문"이라며 "다른 이유도 있겠지만 그에게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인구가 많은 인도에서는 병원이나 의사가 부족해 무면허 의사들이 빈곤층 주거지역이나 지방 마을을 돌아다니며 환자들을 치료하고 있다.
자신을 의사라고 주장하는 이들 가짜 의사의 3분의 1은 공식 의학 교육을 받은 적이 전혀 없다. 도시 지역 의사들 가운데 58%가 필요한 자격증을 가진 반면 지방 의사들은 자격증 소지자가 19%에 불과하다.
문제가 너무 심각하다 보니 델리 의료연합회는 '돌팔이'로 불리는 무면허 의사 수백 명의 명단까지 작성하고 있다. 인도 주민 상당수는 전통의학인 '아유르베다' 요법이나 무당들에 의존하고 있다.
인도 주 정부는 철저한 수사를 지시하는 한편 무면허 의사들에 대한 일제 단속을 검토하고 있다.
ys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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