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삼지연관현악단, 공연 앞두고 본격 리허설(종합2보)
점심 후 빨간색 외투·털모자 벗고 트레이닝복 차림
긴장했던 표정 풀어져 손 흔들고 미소로 화답
일부 시민들 한반도기 흔들며 환영 인사 건네
(강릉=연합뉴스) 이웅 이영재 기자 = 첫 공연을 하루 앞둔 북한 삼지연관현악단이 7일 오후 강릉아트센터에서 본격적인 리허설에 돌입했다.
동해 묵호항에 정박 중인 여객선 만경봉 92호에서 점심을 먹은 140여 명의 북한 예술단원들은 오후 3시 40분께 오전과는 사뭇 달라진 분위기로 공연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여성 단원들은 오전에 입었던 빨간색 외투와 검은색 털모자, 털목도리, 부츠 대신 가벼운 트레이닝 복 차림으로 돌아왔다.
악단을 이끄는 현송월 단장을 비롯한 남녀 단원들 모두가 왼쪽 가슴에 인공기가 박힌 빨간색 라운드티와 검은색 바지를 입고 흰색 운동화를 신었다.
이 같은 복장 변화는 다음 날 공연을 위한 본격적인 리허설을 위한 것으로 보인다.
오전 공연장에 처음 도착했을 때 보였던 긴장했던 표정도 눈에 띄게 풀어졌다.
오전에는 폴리스라인 밖에서 취재진이 '안녕하세요'라는 환영 인사를 건네자 시선을 피한 채 대꾸 없이 걸어가는 단원들이 대부분이었다. 반면 오후엔 손을 흔들거나 활기찬 미소로 화답했으며, '반갑습니다'라고 답하는 단원도 눈에 띄었다.
전날 만경봉호로 원산항을 떠나 묵호항에 도착한 예술단은 배에서 하룻밤을 묵었다. 이날 오전 9시 20분 5대의 관광버스로 강릉아트센터에 도착한 예술단은 다음날 공연을 펼칠 사임당홀에서 2시간가량 악기와 무대 설비 등을 점검하고서 점심을 위해 만경봉호로 돌아갔다.
이날 강릉아트센터 앞에선 한반도기를 든 10여 명의 시민이 예술단이 탄 버스를 향해 '반갑습니다', '우리는 하나다'라고 외치며 환영을 뜻을 전하기도 했다. 이에 일부 단원들이 손을 흔들어 호응했다.
전날 묵호항에서 인공기와 한반도기,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사진을 소각하며 소동을 빚었던 보수단체들은 보이지 않았다.
강릉아트센터 사임당홀 무대에는 삼지연관현악단 본대보다 하루 앞선 5일 경의선 육로를 통해 남쪽으로 내려온 선발대 23명이 미리 세팅해 둔 무대 설비가 갖춰진 것으로 알려졌다.
무대는 뒤편에 관현악 밴드를 배치하고 앞쪽에 노래하고 춤을 출 수 있는 공간을 두는 북한 예술단의 일반적인 공연 무대와 비슷하게 꾸며졌고, 레이저 조명 장비 등이 설치된 것으로 전해졌다.
강릉아트센터는 빙상경기장이 밀집한 강릉 올림픽파크에 조성된 최첨단 공연설비를 갖춘 복합문화공간으로 3년간 총 476억 원을 투입해 작년 12월 준공됐다. 998석의 사임당홀은 뮤지컬, 오페라, 콘서트, 연극, 무용 등 다양한 장르를 소화할 수 있는 다목적 공연장이다.
삼지연관현악단은 평창동계올림픽 개막 전날인 8일 오후 8시 강릉아트센터에서 공연한 후 서울로 이동해 11일 오후 7시 국립중앙극장 해오름극장에서 두 번째 공연하고서 귀환할 예정이다.
삼지연관현악단은 삼지연악단, 모란봉악단, 청봉악단, 조선국립교향악단, 만수대예술단, 국가공훈합창단 등 6~7개의 북한 예술단에서 최정예 연주자와 가수, 무용수를 뽑아 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예술단의 방남 공연은 2002년 8월 서울에서 열린 8·15 민족통일대회 당시 북한 예술단이 동행해 공연한 이후 15년 6개월 만이며, 실제 공연에 참여하는 북한 예술단원만 140여 명으로 규모도 역대 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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