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가 책 출간·교장이 졸업생에 붓글씨 선물 '이색 졸업식'
(울산=연합뉴스) 장영은 기자 = 울산에서 열리는 이색 졸업식이 눈길을 끈다.
중구 외솔중학교는 오는 8일 교내 체육관에서 졸업식에 앞서 교사와 학생 518명이 함께 쓴 책 15권 발간 기념 페스티벌을 마련한다.
이들 책은 교사와 학생이 한 학년 동안 책 읽기나 동아리, 캠프 등에 참여하면서 쓴 독후감, 감상문 등을 모아 만들었다. 졸업식에 맞춰 출판 기념식을 하는 셈이다. 지난해에도 15권을 만들었다.
외솔중 관계자는 "지속적인 책 쓰기로 울산 출신 한글학자 외솔 최현배 선생님의 한글사랑 나라사랑을 실천하고, 한글문화 도시 울산 실현에 마중물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남구 개운초등학교는 14일 열리는 졸업식에서 졸업생 85명에게 교장 선생님이 직접 쓴 좌우명 전달식을 한다.
한강희 교장이 학생들 스스로 정한 좌우명과 한자성어를 직접 붓글씨로 써서 졸업식 당일 전원에게 전달하는 행사다.
2016학년 부임 이래 졸업 때마다 한 교장의 좌우명을 받은 졸업생만 200여 명에 이른다.
한 교장은 "정년퇴임하는 날까지 졸업하는 학생의 앞날에 이정표가 될 좌우명을 써줘 졸업이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라는 의미를 알리고 건전한 졸업식 문화를 정착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앞서 울산 중부도서관은 6일 초등학력 인정 문자해득교육 프로그램인 글사랑학교 제2회 졸업식을 열었다.
올해 졸업장을 받는 할머니 13명은 전쟁과 가난으로 가족을 돌보느라 자신을 희생했다. 늦은 나이지만 큰 용기를 내 중부도서관 글사랑학교의 문을 두드렸다.
늦깎이 초등학생 할머니들은 2015년 3월 입학해 3년 동안 640시간의 국어, 수학, 사회, 과학, 영어, 한자 등 초등교육 과정을 성실히 수행해 평생의 소원 초등학교 졸업장을 받았다.
또 졸업생 가운데 3명은 학성고등학교 부설 방송통신중학교에 진학을 희망했다.
최고령 졸업자는 김금순(84) 할머니로 졸업생 평균 연령은 75세이다.
박미영 중부도서관 관장은 7일 "한글을 배우겠다는 평생의 소원을 이루기 위해 3년간 열심히 글사랑학교에 다니신 어르신들의 졸업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졸업과 동시에 세상 속으로 당당히 나아가 행복한 삶을 살기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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