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토르 최 청년시절 다룬 러시아 영화 '여름' 마무리 단계

입력 2018-02-06 22:52
빅토르 최 청년시절 다룬 러시아 영화 '여름' 마무리 단계

"감독, 가택연금 상태서 편집 중…이르면 5월 칸서 선보일듯"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옛 소련 시절 러시아 록 음악의 '전설’빅토르 최의 젊은 시절 삶을 조명하는 영화가 우여곡절 끝에 조만간 완성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6일(현지시간) 러시아 일간 이즈베스티야에 따르면 영화 제작 프로듀서 일리야 스튜아르트는 "현재 감독인 키릴 세레브렌니코프가 가택연금 상태에서 영화 편집을 하고 있다"며 "봄쯤이면 작업이 마무리될 것"이라고 밝혔다.

스튜아르트는 "'여름'으로 명명된 이 영화의 영상 대부분은 세레브렌니코프가 지난해 8월 체포되기 전 촬영을 마쳤고 일부 촬영이 안 된 기술적 장면들은 감독의 메모에 따라 다 촬영됐다"고 전했다.

영화 판권은 프랑스 영화회사 '셔라즈'(Charades)가 구매했으며 이르면 오는 5월 프랑스 칸 영화제에서 처음으로 선보일 예정이라고 스튜아르트는 덧붙였다.

'여름'은 옛 소련 시절인 1981년 러시아 제2도시 레닌그라드(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19세의 최가 현지 록 음악가인 마이크 나우멘코와 그의 아내 나탈리야와 만나 첫 번째 앨범을 준비하는 얘기가 중심이 된 것으로 전해졌다.

감독인 세레브렌니코프는 영화 촬영 도중 정부의 지원을 받은 문화·예술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6천800만 루블(한화 약 13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지난해 8월 체포돼 지금까지 가택연금 상태에 있다.

세레브렌니코프는 연극·오페라·영화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을 통해 러시아 사회의 부패와 권위주의 등을 비판해 온 개혁적 성향의 예술인이다.

지난 1962년 레닌그라드에서 카자흐스탄 출신의 고려인 2세 아버지와 러시아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최는 19세 때인 1981년 록 그룹 '키노'(Kino)를 결성해 약 9년 동안 왕성한 음악 활동을 펼쳤다.

러시아 특유의 선율에 옛 소련의 압제적 분위기에 맞서는 저항과 자유의 메시지를 담은 그의 음악이 젊은이들 사이에서 폭발적 인기를 끌면서 최는 일약 소련 록의 우상으로 떠올랐다.

'혈액형’ ‘마지막 영웅’ ‘변화’ 등 수많은 히트곡이 당시는 물론 지금까지 러시아 음악팬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인기 절정에 있던 그는 1990년 8월 순회공연차 들른 라트비아 리가에서 불의의 교통사고를 당해 28세의 나이로 요절했다. 공식 사고 원인은 졸음운전으로 발표됐으나 일각에선 타살설을 제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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